경인고속도로 요금 '빈손'
한국지엠 사장 공략 못해
SL公 이관 쟁점화 '불발'
교육위 지역기관들 '패싱'
10월10일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가 지난 7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와 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일정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연이은 남북 그리고 북미정상 간 회담이 진행된 분위기를 감안할 때 당초 서해평화 등 인천지역 관련 이슈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인천 현안은 사립유치원 보조금 횡령 논란 등 대형 중앙 사건들에 묻혀 전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는 절반에 가까운 상임위원회에 인천지역 국회의원이 부재한 탓도 컸지만, 도마 위에 올린 현안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하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관련 부처의 입장 및 답변 또한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국감을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단초로 활용해야 함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지역 여야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현안과 관련된 정부 부처 및 피감기관을 압박할 수 있는 논리를 발굴하는 등 좀 더 세밀한 접근방식이 잘실하다는 지적이다.

최문영 인천YMCA 정책기획실장은 이와 관련,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시급하고도 절박한 현안에 대해 책임감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며 "중앙무대에서 인천 현안과 관련해 강한 발언과 함께 문제제기를 하고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인천 현안 대거 등장한 국토위·산업위…결론은 '글쎄'
이번 국감에서 인천 현안을 가장 많이 도마 위에 올린 국회 상임위는 '국토위원회'를 꼽을 수 있다. 지역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현안이 많았을 뿐더러 각 당별로 인천지역 국회의원이 포진해 있어 여야 구분 없이 전방위로 정부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국토위에는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관석(남동을) 의원과 바른미래당 이학재(서갑), 자유한국당 민경욱(연수을) 의원이 있다.

이들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연장, 인천공항 택시 공동배차제,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 및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GTX-B노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촉구, 인천발 KTX 개통시기 단축 등을 촉구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일부 사업에 대해서는 정부의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지만, 해묵은 인천 숙원인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실제로 인천공항 KTX 운행 재개 관련 현안의 경우 설득 논리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정부로부터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는 비관적 답변만을 확인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이 상임위원장으로 있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또한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인천을 비롯해 군산 등 전국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한국지엠 국감과 관련, 산자중기위는 카허 카젬 사장을 국감장 증인으로 어렵사리 출석시켜 감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카젬 사장은 지엠의 한국 시장 철수설과 관련해 "철수계획이 없다"고 답하면서도 R&D 법인분리 등에 대해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등 판에 박힌 답변으로만 일관했다.

▲들러리로 전락한 일부 인천 피감기관
인천 국회의원이 소속돼 있지 않은 국회 상임위에 소속된 인천 관련 피감기관은 국감장에서 자리만 채우기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수도권매립지 등 국감의 경우 당초 감사일정이 계획될 당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 현지에서 감사가 예정돼 있다가 한국수자원공사로 장소가 돌연 변경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L공사 이관문제를 비롯해 수도권매립지 매립 종료 등 관심있는 인천 현안은 대두되지 못했다. 현재 환노위에는 지역 의원이 한 명도 없다.

대형 이슈에 가려 인천 피감기관 현안이 빛을 바랜 경우도 있었다.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우 인천시교육청과 국립대법인 인천대학교 등이 피감기관으로 국회에 출석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 비리와 관련된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이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는 바람에 지역 피감기관들은 제대로 된 검증을 받지 못했다.

이 밖에 보건복지위원회를 비롯해 외교통일위원회, 정무위원회 등 인천 의원이 포함된 상임위에서는 상임위와 밀접한 지역 현안이 적다는 이유로 인천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신상학 기자 jshin020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