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자 본지 `서구 초등생 성추행 파문확산"" 보도와 관련해 이 학교 일부 학부모와 교사가 보인 반응은 현실 교육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날 보도된 내용은 지난 4월 발생한 성추행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덮어둘 수 만은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 학교 학부모와 동문들이 학교 수업의 정상화가 우려돼 교사들에 대한 인사조치 등으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기사를 보고 한 학부모는 마치 자신이 주동이 돼 교사를 쫓아내려 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며 정정을 요구했고, 기사에서 문제시 됐던 교사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것 자체가 편파적이라는 문제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정작 보도 내용에 나타난 대로 학생들이 왜 교사를 믿지 못하고, 학부모가 교사의 인사에 개입해 전출까지 요구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는 지에 대한 학교 측과 교사들의 깊은 고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쉽게도 보도 후 학교 측과 교사들이 보인 행동은 자신을 위한 변명 일색이었다.
 더욱이 모 교사는 학생이 스승을 성추행 범이 아닐까 하고 의심하고 있다는 보도내용과 관련해 학생의 심정을 고려하지 않고 학생을 상대로 이런 말을 했는지 여부를 묻는 과감함을 보였다. 또 다른 교사는 문제의 교사가 사건 당시 술을 마시고 여학생 방에서 자고 나온 사실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며 이를 보도함으로써 성추행 범을 가리기 위한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항의하는 동료의식을 보이기까지 했다.
 애초 어린 제자를 성추행 한 범인을 가리겠다던 젊은 교사의 용기(?)있는 행동이 오히려 피해 학생이 전학을 고려해야 할 만큼에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범인으로 오해받은 교사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는 식에 태도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불신하고, 학교 수업마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데도 우선은 자신을 싫어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편가르고 실추된 교권의 회복만을 앞세워 대응한다면 우리 교육의 현실은 결코 후진성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지역취재팀 지건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