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하향 평준화 목소리 사실과 달라
  사회적 숙고 진지한 의견통합이 과제

 대도시를 중심으로 고교평준화 제도를 도입한 지 벌써 27년이 지났다.
 90년도부터는 각 지역 실정과 여론에 따라 교육감이 평준화 제도를 결정할 수 있게 돼 신도시를 중심으로 비평준화 지역이 증가했고 신흥 명문고들이 생겨났다.
 평준화 제도는 첫번째 고교서열을 없애 아이들을 입시지옥으로부터 풀어주자는 것이고 두번째는 개인의 자유(능력)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평등의 개념을 교육에 도입함으로써 사회의 계급화를 어느 정도 막아보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준화 반대론자들이 평준화 제도를 두고 학력의 하향 평준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학력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고 평준화 제도가 완벽하다는 것도 아니다. 이제야말로 평준화 제도의 보완에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평준화는 늘 획일화의 가능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평준화 제도가 다원성·창의성·개방성의 시대에 살아갈 다음 세대의 교육에 심각한 결함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개개인의 관심과 수준을 반영하기 어려운 수업방식은 공교육의 황폐화를 일으키며 아이들은 너도나도 학원과 과외로 몰린다.
 관심과 수준이 다른 아이들을 똑같은 틀로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학생이나 교사나 재미도 없고 어렵다.
 이것은 교육의 중심이 공교육에서 사교육으로 변질되는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다.
 7차 교육과정의 수준별 교육이나 자립형 사립고 도입 같은 보완책에 대해 전사회적인 숙고와 진지한 의견 통합이 절실하다.
 우리 사회 내부에서 평등의 가치는 너무나 소중하지만 이미 세계화하는 경쟁구조는 우리가 평등에 집착할 수 없도록 우리를 몰아가고 있다.
 고교평준화 방식으로 전달하는 현재의 교육이 급변하는 미래 사회-우리 아이들이 사회의 주체로 서는 시대에 진정 유용할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깊이 묻고 함께 대답해야 할 기성 세대의 화두이다.
〈이훈삼·수원시 학부모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