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스캔들 의혹' 점차 확산·남경필 '이부망천 발언' 수습 진땀 … 선거 막바지 안갯속
▲ 6·1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경기도지사 여·야 유력 후보들이 '여배우 스캔들'과 인천·부천 비하발언 등 돌발 변수들이 산재한 가운데 경기북부 지역을 공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구리시 수택동 돌다리사거리 유세현장에서 연설을 마치고 목을 축이고 있다(왼쪽 사진).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가 의정부시 금오동 홈플러스 앞에서 유세 도중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6·13 지방선거 막바지에 돌출한 악재로, 경기도지사 선거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공지지율을 기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잦아들기는커녕 점차 확산되고 있다.

추격에 나선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는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등 뚜렷했던 선거판세가 막판에 오리무중으로 빠져들었다.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파문은 논란의 당사자인 김부선씨가 전날 TV 인터뷰를 통해 "거짓이면 천벌을 받을 것이다. 내가 살아있는 증인"이라고 주장한데 이어 11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점에 거짓말이 필요한 사람은 이재명이겠습니까? 김부선이겠습니까?"라며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김 씨의 딸 배우 이미소씨도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시의 진실을 말해주는 증거는 제가 다 삭제했지만 증거는 가해자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제시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저격수'로 나선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도 "명백한 허위사실에 의한 선거부정이며 이 후보는 현행범이기 때문에 이 상태로는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가 없다"는 '불복론'까지 제기했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흑색선전'으로 규정한 이 후보 캠프는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도 선거 후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후보 캠프는 스캔들 파문이 지지층의 투표 포기 혹은 제3의 후보 선택을 유도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경계했다. 특히 유력 상대 후보인 남 후보에게 반사이익이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 캠프는 남은 기간동안 '48시간 집중유세'를 벌이며 남 후보에 대한 '이부망천'과 '버스게이트' 의혹을 집중 제기하며 이탈표 방지에 주력했다.

반면 이 후보의 '욕설 녹음 파일'과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 남 후보는 '경제도지사'를 바탕으로 한 정책과 인물론을 통해 막판 표심 뒤집기에 나섰다.

남 후보는 전날 열린 긴급연석회의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언급하며 "현장에서 유권자들의 손을 잡아보면 바닥민심의 변화를 알 수 있다. 바닥민심은 이미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정 전 대변인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수도권 판세를 분석하다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데 잘 살다가 이혼 한번 하면 부천 정도로 간다.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는 발언으로 지지율 상승에 된서리를 맞았다.

남 후보측 관계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식이하의 잘못된 발언으로, 중앙당 차원의 책임있는 조치가 즉각 필요하다"며 선을 그었지만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어 수습이 어려울 정도다.

이렇게 선거전이 오리무중으로 빠져들면서 지난 9일 마감된 경기지역 사전투표에도 영향을 끼쳤다.

경기지역 사전투표율이 17.47%로 전국 17개 시·가운데 대구(16.43%), 부산(17.16%)에 이어 세번째(15위)로 낮다.

각 후보들의 악재들에 유권자들의 유보심리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후보들의 각종 의혹들이 막판 유권자의 선택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민주당의 도지사 탈환이 될지, 한국당의 수성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