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창""에 대한 사회적 논란, 윤락행위 등 방지법 개정 여론 등으로 최근 들어 더욱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윤락여성들. 인천에서도 윤락가로 유명한 학익동과 숭의동지역에 대한 경찰 단속이 두달여 전부터 시작되면서 그곳 종사자들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인권이나 복지문제보다는 선입견을 갖고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종사자들과 직접 만나 들은 그들의 현 실태와 이들을 위해 필요한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특정지역에서 이루어지던 전통적인 성매매와는 달리 근래에 들어서는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형 매매춘이 보편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티켓다방, 룸살롱과 같은 유흥주점, 단란주점, 이발소, 증기탕, 안마시술소 등은 우리에게도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매매춘 현장 유입 요인으로는 첫째, 어린시절 가출경험과 비행으로 인한 조기 노출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연구자들의 의견이다. 둘째, 남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저임금을 꼽을 수 있다. 윤락여성들의 경우 한달에 버는 돈은 몇백만원 정도로 여성이 사회에서 이 액수를 벌기는 사실 쉽지 않다. 이는 매춘여성들을 쉽게 윤락가에서 뜨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인천 성모자애병원의 이나 수녀는 그것을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손에 들어오든 안 들어오든 월평균 수입 면에서 다른 직업을 통한 수입과는 비교가 안되는 고액을 경험하는 매춘여성들에게는 계속적으로 여기서 잘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특수한 기대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숭의동에서 만난 직업여성들. “집에서 빚을 갚지 못해 자꾸 돈이 늘어나니까 선금을 주는 이곳을 찾게 됐지요.” L양이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이유다. H양의 경우도 마찬가지. “환갑이 지난 아버지에다가 공부해야 할 동생까지 생활비, 교육비, 빌린 돈까지 갚으려면 한달에 들어가는 돈이 몇백만원이에요.”
 대학졸업장이 있어도 취업하기 힘들다는 요즘, 돈을 벌어보려는 자신들을 세상의 눈은 너무 안 좋게 보는 것 아니냐는 불편한 생각들도 비친다.
 “남자들을 상대로 너무 돈을 쉽게 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남자와 1대 1로 만나는 그 좁은 방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 말들을 하죠.” J양은 자신들도 힘들게 돈을 벌고 있다고 설명한다.
 “손님들에게 맞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문 앞에서 눈빛이 이상하다던가 행동이 수상한 사람들을 가려가며 받긴 하지만 그렇다고 정확히 다 볼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맞더라도 경찰을 부를 수도 없어요. 그땐 정말 윤락녀라는 빨간 줄이 확 그어질지도 모르니까요.” “일반적으로 우리를 사람 취급도 안하니까 함부로 막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들의 말에 따르면 자신만의 공간도 없다. 경찰이 방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와 영업을 했는지 안했는지를 확인하려 쓰레기통까지 구석구석 뒤져가기 때문이다. “내가 뭘 하고 있을 줄 알고 문을 그렇게 함부로 열어요? 우리는 개인적인 생활도 보장받지 못하는 존재입니까.” 최소한의 인격적 대우마저 해주지 않는 현실에 그들은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
 비록 사회에서 좋지 않게 보는 직업을 선택한 여성들이지만 이들에게도 꿈은 있다.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H양과 J양. “여자가 나이 들면 어디 취직하기도 힘들잖아요. 컴퓨터를 배워서 나이 필요없는 전문직 여성으로 일하고 싶어요.” 남성을 상대로 하는 삶이 좋아서 선택했으리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그들 나름대로는 하루빨리 그 삶을 벗어나고 싶어했다.
 이들이 사회에서 받는 복지혜택도 너무 미미하다. 윤락행위 등 방지법에 의한 상담사업은 대개 의례적인 교육과 조언 정도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전염병예방법에 의해 매주 한번 정기검진이 실시되는데 그것도 상대방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직업보도서비스의 경우 양재 미용 기계자수 등 전통적인 여성직종으로 임금도 낮고 젊은 여성들로부터 인기도 없는 직종이다.
 이들의 진정한 사회복귀를 원한다면 직업여성들의 시간대를 고려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실질적인 복지서비스가 필요하다. 또 병행돼야 할 것이 전문적인 심리치료다. 사회복귀에 있어 큰 장애는 여성들 본인이 느끼는 자멸감이다.
 L양의 경우 어느 정도 돈이 모였다 싶어 윤락가를 떠나보기도 했지만 한달만에 되돌아오고 말았다. 남자도 만나보고 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상실감이 우울증으로 발전한 것이다.
 한국여성개발원 변화순 연구원은 매매춘에 대한 이해를 위해 여성복지상담원의 보수교육과 가출소녀를 위한 사회복지시설·현장지원서비스를 확대하는 것과, 산업형 매매춘 종사자들에 대한 사회적응프로그램을 개발, 직업훈련을 해주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나 수녀는 무엇보다 성을 사려는 수요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미국에서 진행하는 `매매춘 범죄자 재발방지 프로그램""과 같은 교육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다. 매춘행위를 하려는 행위를 범죄의 초점으로 삼게 되면 특히 체면 위주의 우리 사회에서 성을 사려다가 구금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은 매매춘을 줄이는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관련 복지사업의 재원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복지기금에, 이차적으로는 유흥업소 매매춘 매개체 등 지하경제의 재원과 성을 사는 사람에게 둔다면 매매춘 시장 규모를 줄일 수 있는 대안도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이은경기자〉
bulg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