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실업계, 공-사립 불균형 투자”
학교간 격차 커진다

공립과 사립, 인문계와 실업계 교육 환경의 격차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교육계의 뜨거운 쟁점으로 논란이 되고있는 7차 교육과정시행을 앞두고 공교육을 위한 교육투자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을 받을 권리""란 모든 국민에게 저마다의 능력에 따른 교육이 가능하도록 설비와 제도를 마련해야 할 국가의 과제를 의미하며 아울러 사회적·경제적 약자도 능력에 따른 실질적 평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실현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의미한다.
 그럼에도 공·사립간 교육투자의 불균형은 고질적인 관행이 되었고, 실업계라는 이유만으로 정신적, 물질적 소외를 당하는 차등교육에 대한 시민단체의 관심과 교육청 관계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대한 교육청 관계자들의 잘못된 인식의 대표적인 사례로 구 선인학원 산하 운봉공고, 운산기공, 인천전자공고의 학기중 공사강행을 들 수 있다.
 운봉공고 정모군은 “여름에는 선풍기 한 대없이, 겨울에는 나무 난로에 의지하여 수업을 받는 것도 억울한데 학기 중 보수공사로 인한 온갖 소음으로 수업 방해는 물론 곳곳에 자재를 쌓아놓아 도무지 공부할 환경이 아니다”라며 “상당수의 실업계 고교생들도 소신과 적성을 감안하여 진학하였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공·사립간 교육투자의 불균형에 대해 사립고의 모교장은 “사립고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자신들이 선택해서 입학한 것이 아니라 평준화에 따른 진학임에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비교가 안되는 차별을 받고 있다”고 강조하고 “특히 교특사업 2차년도가 시작되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7차교육과정시행을 하기 위해 급당인원감축, 교원 증원, 교육공간의 확충이 필요한데도 교육청에서는 공립고 16개교에 각각 22억원, 사립고는 5개 학교에 22억원만을 배분하여 어떻게 7차 교육과정을 운영하라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육을 책임진 사람들로부터 민족의 장래를 위한 가치관의 방향과 설정에 대해 난무하는 구호는 들었지만 그 열매를 본 적이 없다. 그 열매를 거두는 일은 이제 시험성적 1, 2점으로 인간의 능력과 개인의 장래를 평가하는 기준을 삼는 일부터 과감하게 청산하고 학생들의 개성계발과 다원화된 가치사회를 위한 교육적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실업고에 진학한 친구들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김모양(문일여고2)은 “중학교에 다닐 때 모든 것을 함께 나누었던 친구가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로 연락을 끊었다. 성적순으로 줄세우는 고등학교 입시가 친구까지 갈라 놓았다. 인문계에 진학해서는 수행평가 등의 학습활동이 지나친 경쟁을 조장하여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가 없다”며 개인의 개성과 적성에 대한 소신이 무시되는 교육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공·사립, 인문계과 실업계를 막론하고 균형적인 투자와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주는 것 만이 인천교육이 인성을 키울 백년대계를 세우는 일일 것이다.〈서현석·인천흥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