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주택가 골목에 매일 밤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다.
생활쓰레기, 음식물쓰레기, 재활용품 등 온갖 쓰레기를 문 앞에 두면 그만이다. 아파트와 달리 별도 처리장이 없는 주택가 골목이 쓰레기 장으로 변하고 있다. ▶관련기사 19면
2015년 기준 인천지역 일일 생활폐기물 배출량 1934t. 시민 1명당 0.6㎏꼴이다.
인천에서 아파트 거주 비율이 50%를 조금 넘는 수준인 걸 봤을 때 단독주택이나 연립, 다세대에 사는 150만명 조금 못 미치는 시민들은 평일 저녁이면 골목에 쓰레기를 내놓는 것이다. 그 양이 어림잡아 900t에 이른다. 자치단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생활쓰레기 배출 시간은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아침까지 쓰레기 수거 작업이 이어지면 하루 12시간 정도 쓰레기가 길 위에 방치되는 셈이다.
▲'문전수거'·'거점수거' 결국엔 골목에
쓰레기 수거 방식은 '문전수거'와 '거점수거'로 나눌 수 있다. 문전수거는 내 집(내 점포) 앞에 쓰레기를 두는 방식이고 거점수거는 지역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장소를 정해 일정한 위치에 모아놓는 식이다. 두 방식 모두 결국엔 골목 어딘가에 쓰레기를 둬야한다.
대부분 자치단체는 문전수거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쓰레기를 한데 모아 처리하면 종량제 봉투 미사용이나 재활용 구분을 하지 않는 무단투기가 극성이라는 게 자치단체들 설명이다.
지난 4월 남동구는 기존 문전수거에서 거점수거로 변경해 눈길을 끌었다. 문전수거 방식에서 오히려 일반쓰레기와 재활용품이 혼합 배출돼 주변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봤다. 남동구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장소 2600곳을 꼽아 생활폐기물 보관대를 설치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쓰레기 배출 방식이 바뀐 것을 몰라 아직 전신주나 담벼락에 쓰레기를 쌓고 있다.
▲공동 집하시설 설치, 문제는 돈
일각에선 골목길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처럼 쓰레기 배출을 위한 별도 장소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단순히 쓰레기를 담아 놓는 수거함 개념을 넘어 공동 집하시설을 마련하자는 접근이다.
인천 한 자치단체 소속 구의원은 "길 위에다 쓰레기를 놓지 않게 생활 구역별로 집하시설을 따로 두면 된다"며 "새벽 쓰레기 수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 악취 민원도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결국 돈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영주차장 1면을 조성하는 데 토지매입비로만 6000만원이 드는 걸 보면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일이고 관리 인력도 있어야 한다"며 "자기 집 근처에 쓰레기 수거함 놓는 것도 반대한다. 장소 선정에도 애를 먹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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