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 소년이 북한 소녀를 맞이하는 모습.
▲ 반세기 만에 무너지는 남방 한계선 철책.
▲ 경의선·동해선 비무장지대 공사 착공식.
삼중으로 굳게 세워놓은 남방한계선 철책선 앞에서 '경의선철도복원공사'는 또다시 멈추고 말았다.

서울, 평양 이정표도 말끔하게 세워놓았다. 그러나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까지는 불과 2㎞의 가까운 거리이지만 전쟁으로 끊어진 철길이 이어지기까지의 거리는 너무도 멀고멀었다.

북한 측 철도와 도로 복원공사가 예정대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필요한 물자를 한국정부에서 지원해 주기 위해 도라산역에 쌓아놓았다.

민통선지역에 세워진 도라산역에서 가까운 남방한계선 철책선 앞에서 멈춘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남북 화해행사가 열렸다. 그만큼 끊어진 철도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던 것이다.

굳게 닫혔던 철문이 열리고 대한민국의 남자어린이가 열린 철문 앞으로 다가가자 북한의 여자어린이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철책선을 넘어서는 순간 흥분과 환호소리가 한반도 전역에 울려퍼졌다. 남북 화해의 순간은 그렇게 해서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신의주로 달려갈 기차도 남방한계선 철책선 앞에서 힘차게 경적을 울렸다.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넘도록 몇 겹의 철책으로 굳게 처져 있던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철책선이 공사를 위해 무너지는 순간 복받쳐 오르는 감격으로 심장이 멈출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도라산역에서 멈춘 '경의선철도복원공사'가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을 향해 시작되었다.


최병관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