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목표는 입시아닌 행복 … 꿈의대학 통해 연계교육 강화"
혁신교육 활성화와 진로탐색 강화
민주주의 지수 조사 … 행복 학교 조성

정유년 새해 경기도 교육은 '혁신교육'과 '학교 민주주의'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2월말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사다난 했던 2016년을 돌아보고 2017년 경기교육의 새희망에 대해 설파했다. 민주주의의 새역사를 쓴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며 모든 민주화 운동의 시작은 '학생'이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 2016년 경기도 교육에 대한 자평과 올해의 핵심 정책은.
-'혁신교육'을 빼놓을 수 없다. 혁신학교와 혁신공감학교, 혁신교육지구라는 세 가지 틀에서 혁신교육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지난해 큰 과제였다.

혁신교육은 초·중·고교 간 연계교육이 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에 혁신학교로 가는 과정에 혁신공감학교를 만들었다.

올해는 지속적으로 혁신교육 지도자를 양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학교 밖 학교' 교육으로 지역사회와의 연계교육을 강화했다. '꿈의 학교'와 더 나아가 '꿈의 대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연계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학원 말고 지역의 여러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가며 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꿈의 대학'을 통해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탐색하는 경험을 강화할 것이다.


# 지난해는 '촛불'이 우리 사회에 큰 역할을 해낸 역사적인 한해였다. 학생들도 '촛불민심'의 큰 축을 담당했는데 소회는.

-토요일마다 광화문 집회에 나갔었다. 많은 학생들이 질서를 지키며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의 참여의식에 큰 감명을 받았다.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대단하다.

학생들이 나섰기 때문에 '촛불의 힘'이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3·1 운동, 11·3 항일 학생운동,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등 모든 민주 운동의 시작에는 학생들이 있었다.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은 배움이 있는 학생들이다.

이런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어른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번 촛불의 빛과 함성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신뢰하는 사회, 책임있는 정치, 민주국가를 확고하게 수립하는 계기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전국 최초로 '학교 민주주의' 정착을 시도해 주목을 끌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 학교민주주의 지수는 2015년 개발됐다.

학교민주주의 지수는 자율과 자치의 새로운 학교문화 구현을 위해 민주시민교육 실천을 진단하는 도구로, 학교공동체 구성원이 동의할 수 있는 준거를 마련해 학교문화를 총체적으로 진단하고, 구성원들 스스로 강점을 확인하고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3개 대영역(학교문화, 학교구조, 민주시민교육실천), 9개 중분류, 20개 소분류로 구성된 지수를 통해 모든 학교구성원들이 객관적으로 민주주의 지수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주체 간 지수 격차를 최소화해 학생들이 행복한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데 목표가 있다. 학교별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학생 정책결정 참여제 운영 등을 통해 교육정책에도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 '세월호 세대'라 일컫을 수 있는 지금의 청소년들을 위한 미래 대안은 '희망적 교육'이 될 것이다. 추구하는 미래상은.
- 4·16 세월호 참사는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4·16 교육체제는 4·16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면서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돌아보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자는 구상에서 시작됐다. '행복한 배움으로 모두가 특별한 희망을 만드는 공평한 학습사회'를 비전으로 평등, 배움의 주인, 꿈 실현, 민주시민 등의 네 가지 교육적 신념이 배경이다.
미래 교육은 기존의 경쟁과 통제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협동과 자율의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 학교민주주의, 지역별 특성화, 교육의 다양성 등을 통해 개인이 가진 잠재력과 역량을 길러내는 교육이 필요하다.

# 현행 입시제도에 대한 교육감으로서의 견해는.
-대한민국에서 교육의 목표는 오직 입시다. 교육의 목표는 입시가 아닌 행복한 삶을 사는 준비 과정이 돼야 한다. 입시제도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꿈의 대학' 정책을 추진하면서 각 대학들과 만나는 과정을 통해 느낀 점 중에 하나가 과감한 '대학 평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캐나다, 독일 등에서는 대학 간 공동학사 운영이 이루어진다. 대학 평준화는 대학의 수준을 똑같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을 다양하게 실현해 대학의 질을 향상한다는 뜻이다. 본격적으로 안을 만들어 올해 대선 의제로 만들어낼 생각이다.

# 조기 대선이 점쳐지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또 이 나라의 교육을 위해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미래 교육의 철학이 분명한 사람이어야 한다. 과거 정치적 관점에서 본다면 수평적 지도력을 가진 사람이 돼야 한다. 민주적 지도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대통령은 국민 중심의 정치를 할 수 있는 '군주(君主)'가 돼야 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가는 사회자의 역할, 진행자의 역할을 하는 지혜로운 사람이어야 한다.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어야 한다. 시대가 바뀌었다. 광장의 직접민주주의가 자리잡았다. 이를 대통령이 외면해서는 안된다.

/박현정·안상아 기자 hipark@incheonilbo.com
/사진=김수연 기자 ksy92@incheonilbo.com

이재정 교육감 집무실은

이재정 경기도 육감의 집무실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스탠딩 컴퓨터, 또 하나는 명패, 또 다른 하나는 벽에 걸린 캘리그라피다.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날 이 교육감은 일어선 채로 컴퓨터로 업무처리를 하고 있었다.

왜 앉아서 업무를 보시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집무실에 있으면 많은 시간 앉아 있기 때문에 컴퓨터를 하는 시간 만이라도 일어서서 일을 하고 있다"며 "일어서서 하는 일이 집중도를 높이고 보다 활동적으로 일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일흔이 넘은 그의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답변이다.
이재졍 교육감의 명패는 작고 단출하다. 조금 과장하면 눈에 확 띄지 않을만큼 아담하다. 허례허식과 거추장을 싫어하는 면모가 보였다.

벽에 걸려있는 '함께 여는 새날'이라는 캘리그라피는 인상적이다. 액자 안에는 '배움이라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입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교육감으로서 생각하는 배움과 가르침, 그리고 희망과 사랑의 의미가 어떤 것인가를 '함께 여는 새날'이라는 메시지로 던져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