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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팜빌의 롱우드대학에서 열린 부통령 러닝메이트 TV토론에서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오른쪽)와 민주당의 팀 케인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이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팜빌 AP=연합뉴스

민주 케인에는 '힐러리의 트럼프 공격수 역할 충실' 견해
토론 직후 CNN 여론조사 "승자 펜스 48%·케인 42%"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州) 팜빌의 롱우드대학에서 열린 미국 민주, 공화당 부통령 후보 간TV토론 결과에 대해 상당수 미국 언론은 토론 자체에 대해서는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가 민주당의 팀 케인에 비해 우세했다는 평가를 했다.

그러나 케인은 그동안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비난을 샀던 각종 논란성 발언들을 끄집어내며 펜스를 몰아붙였고, 펜스는 완전한 방어에 성공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다시 보도록' 만드는 데는 그다지 큰 역할을 하지못했다고 미국 언론은 지적했다.

이날 CNN이 토론 직후 토론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토론 승리자로 펜스를 꼽은 응답자가 48%로 케인(42%)을 꼽은 응답자보다 많았다. 여론조사 표본 구성을 보면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가 각각 41%, 30%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체적인 토론 분위기에 대해 "케인이 여러 번 펜스에게 트럼프의 발언들을 방어하도록 미끼를 던졌지만, 펜스는 절제를 바탕으로 그런 공격들을 막아냈다"고 분석했다.

또 "케인은 더 공격적인 토론자였지만, 펜스는 냉정함을 유지하면서도 방어적인모습을 보이는 일도 피했다"고 전했다.

토론 양상에 대해 CNN은 "케인은 펜스가 발언하는 동안 이의를 제기하고 그에 따른 응답을 하거나 반박을 하면서 펜스의 발언 시간을 소모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런 케인의 전술이 그의 논쟁 기술이나 에너지를 잘 보여주는 면이 있었지만, 자신의 지역구에서 일부 시청자들에게 거만하게 보이거나 짜증을 불러일으킬 위험 또한 감수해야 하는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은 케인의 상원 지역구인 버지니아 주에서 열렸으나 토론의 승자로는 케인보다 펜스가 더 많이 꼽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토론 초반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펜스를 이날 토론의 승자로 지목했다. 반면 케인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려는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케인은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펜스는 케인보다 훨씬 정중하고 온화한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펜스는 자주 아래를 쳐다보고 고개를 가볍게 저어 트럼프와 관련해 빗발치는 케인의 질문 공세에는 좌절감을 느낀 것 같았다고 NYT는 평가했다.

CNN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마이클 스메르코니시는 펜스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직 기간 사설 이메일로 기밀문서를 취급했던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 문제, 클린턴재단 관련 의혹 문제 등에 대해 더 안정적으로 대답했다는 의견을 보였다.

미국에서 진보 성향으로 구분되는 MSNBC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크리스 매튜스 역시 "케인을 좋아하지만, 오늘 그는 안절부절못하는 듯했고 펜스는 안정적이었다"며 전체 토론의 승자가 펜스라는 의견을 냈다.

LA타임스는 90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을 30분씩 나눴을 때 처음 30분 동안에는 펜스가 우세했지만, 그 이후에는 이렇다 할 승자를 꼽기 어려웠다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번 토론은 "비겼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날 토론이 선거에 미칠 영향 측면에서는 케인이 클린턴을 대신해 트럼프를 몰아붙이는 '공격수' 역할을 비교적 충실히 수행한 반면, 펜스는 트럼프와 관련된 여러 사안에 대해 방어적인 모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미국 언론은 이날 토론이 끝난 뒤 불과 닷새 뒤면 클린턴과 트럼프의 두 번째 토론이 벌어지기 때문에, 이날 토론에서 우열이 있다 하더라도 전체 선거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1976년부터 2008년 사이에 이뤄진 8차례의 부통령후보 토론 이후 민주·공화 양당의 대통령 후보 지지율 변화를 조사·분석한 결과를 보면 공화당은 평균 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고 민주당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