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자문] 김현지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김현지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34세 박모 씨는 1주일 전부터 귀에서 '삐-'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소리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고 집중이 안돼 주변에서 이비인후과를 가보라는 말을 듣고 대학병원을 찾았다.

진료 후 돌발성 난청을 진단받고 이로 인해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일정 기간 약물치료 후 심한 이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 귀에서 무슨 소리가?

이명이란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다.

원인에 따라 한쪽 또는 양쪽 귀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소리가 들리며 동반증상 없이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는 난청, 어지럼증, 이충만감, 전신의 피로감 등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명은 소리가 자신에게만 들리는 자각적 이명과 소리가 옆 사람에게도 들리는 타각적 이명으로 나눌 수 있다.

자각적 이명의 경우에는 대부분 청각 경로에 이상이 발생하여 생기는 경우가 많고 타각적 이명의 원인으로는 이관 개방증, 두경부의 혈관, 근육 이상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외이도의 귀지, 이물, 중이염 등도 이명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들은 원인을 해결하면 비교적 쉽게 없앨 수 있다.

소음에 장시간 노출된다면 이명 의심해야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이명의 원인들이 있으며 원인에 따라 다양한 양상의 소리로 나타난다.

고음역대의 청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이명의 경우 벌레우는 소리, 바람소리 등의 양상으로 길게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노인성 이명이 이러한 경우이지만 비교적 이른 나이인데도 만성적으로 이명에 시달린다면 소음에 의한 내이 손상 등을 생각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큰 소리를 들어야 하는 직업은 주의해야 한다.

사격훈련을 하는 군인, 시끄러운 기계음이 나는 공장 근로자 등과 같이 계속해서 내이 손상을 입는 경우와, 이어폰을 통해 장시간 시끄러운 음악을 듣는 학생이나 직장인 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교통사고나 머리외상 후에도 내이에 외상을 입어 이명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으며, 드물지만 청신경에 생긴 종양이 이명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귀에서 딱딱딱, 쿵쾅쿵쾅 하는 박동성의 규칙적인 이명 등이 발생하는 경우 귀 주변의 근육이나 혈관의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MRI나 혈관조영술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되며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명은 본인에게 나타나는 양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진찰, 청력검사, 이명도검사, 평형기능검사, 영상검사 등을 적절히 시행하여 적극적으로 진단해야 한다.

반면에 이비인후과적으로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로 동맥경화증 및 고혈압, 빈혈, 내분비장애, 패혈증, 알레르기와 전신쇠약 등에서 난청 없이 이명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 또한 필요하다.

스트레스 받으면 증상 악화

이명의 불편함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명은 소리에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욱 증상이 심해진다.

너무 조용한 곳은 이명이 크게 들리기 때문에 이명 환자들에게 좋은 장소가 아니며 적당한 소음이 있는 곳이 좋고 어떤 일에 열중해서 이명을 잊거나 무시하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명을 유발할 수 있거나 치료에 방해가 되는 음식이나 약물의 섭취를 삼가 하고 스트레스나 소음을 피해야 한다.

원인이 뚜렷한 이명은 원인을 제거하면 치유가 가능하나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도 많아 그 치료가 쉽지 많은 않다.

최근 증상 완화를 위해 여러 종류의 약물 치료가 시도되고 있으며 난청이 동반된 경우 보청기를 통한 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한 상담을 통해 이명으로 인해 환자가 느끼는 부정적인 요소를 없애고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이명 재훈련 치료도 있다.

이명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와 상의하고 필요한 검사를 통해 귀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귀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이명에 대해 신경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일상생활에서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나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며 느긋한 마음을 갖는 여유 있는 생활이 이명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