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치, 좋은 구조 선행돼야"

좋은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튼튼한 기초 공사가 수반돼야 한다. 경기도의회에서 만난 조광명(더불어민주당·화성4)의원은 인터뷰 내내 '구조'를 강조했다. 좋은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구조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올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수반돼야 하겠지만 모든 것에 기초가 되는 구조를 맨 앞에 두고 이야기하는 조 의원을 보며 작은 나무에 집중하기 보다는 큰 숲을 볼 줄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도 본인의 지역구 성격에 맞춤형인 '공동주택 입주지역 대중교통편의 관련 조례안'을 입법예고하며 분주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광명 의원을 만나 소소한 삶의 이야기에서부터 평소 가지고 있던 정치적 신념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대학을 다니며 사회과학을 공부를 했다. 1980년대에 20대들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고민은 우리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였던 것 같다.

사회과학을 공부하면서 우리 사회가 가진 구조의 문제를 바꾸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고 결국은 정치의 문제라는 결론을 내리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됐다.

1990년도에는 시민단체들이 정당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생각에 기초해서 일명 운동권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게됐다. 당시에는 운동권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갈려 있었는데 이와관련된 토론회를 발제하고 진행하다가 눈에 띄게 돼 민중당 대표의원실 간사를 하면서 당적을 갖게 됐다.

올해로 정치에 입문한지 26년이 됐고 도의회에는 2010년도부터 발을 딛게 됐다.

아들 바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들이 둘이다. 1명은 현재 군 복무 중이고 작은 녀석은 중학교 3학년이다. 아들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라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군에 있는 큰 아들이 아빠랑 함께 보낸 추억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다. 도의원들 대부분이 저녁이든 주말이든 밤낮 없이 활동을 하다보니 정작 아들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둘째 역시 여건상 쉽지가 않다.

경기도의원으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사람과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도의원으로서 집행부와 지역 공무원들과는 협력을 잘해왔는데 쟁점이 되는 문제를 가지고 동료 의원들의 이해를 구할 때가 가장 어려운 듯 하다. 아무래도 쟁점이 되는 문제는 이해가 가더라도 쉽게 동의해 줄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런 점들이 가끔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해관계라는 게 관련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중요한데 이 과정이 쉽지않아 가장 큰 어려움인 것 같다.

경기도의원으로 가진 신념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보면 저소득층이나 소외된 계층에 계신분들은 현재의 구조가 답답하고 사방이 막혀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길이 막혀 있으면 길을 찾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보니 보통의 경우에 불만족스럽더라도 그길을 가던지 앞으로 가지 않고 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길이 막히면 앞장서서 그 길을 뚫어 도민들에게 희망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 말로 의원이 할 일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보람있는 일은.

-도의회에 예산정책 담당관실을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초선의원으로 경기도의회에 왔을 때 당시에는 입법담당관만 있었다. 그렇다보니 의원들이 예산과 관련된 부분들은 수박 겉 핡기 방식으로 검토할 수 밖에 없었다.

예산과 관련된 의정 기능 강화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됐고 부산에 있던 예산정책 담당관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현재의 예산정책 담당관실을 만들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의회에 인원을 증원하는 게 정말 어려운데 초선의원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현재는 예산이 수반되는 조례를 만들면 금액 비용추계서를 함께 제출하는데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데 초석을 다진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지역 주민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구가 동탄 신도시라 한쪽에서는 입주가 이뤄지고 한쪽은 공사가 진행되는 특별한 케이스가 많다. 도시가 다 완성되고 입주가 진행되면 좋겠지만 동탄2신도시의 경우 도로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곳도 많고 문화편의 시설도 열악하다. 도로나 버스 등의 기반시설과 학교의 부족으로 인해 입주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택지개발이나 불편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행보는.

-하반기에 부의장에 출마하려는 계획이 있다. 기존에는 부의장 직을 감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자리가 아니라 역할의 의미로 생각을 한다면 의원들의 생각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의장들은 소속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 부의장 선거 출마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 동료 의원들과 잘 상의해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볼 계획이다.


/글 문완태·사진 김수연 기자 my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