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움보다는 해로움이 더 심하다. 안으로 정신을 해치고 … 사람으로 하여금 노쇠하게 한다. 요즘 사람들은 담배 구하기에 급급해 1년 내내 잠시도 쉬지 못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익은 1760년에 펴낸 책 '성호사설'에 이렇게 적었다. 그에 앞서 이수광도 1614년에 쓴 책 '지봉유설'에서 "(담배에는) 독이 있으므로 경솔하게 사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

담배는 16세기 말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쿠바에서 담배를 발견하고 유럽으로 가져온 지 100년 만에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진 것이다. 갖가지 폐해가 드러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 4명 가운데 1명꼴로 담배를 피운다.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도 적잖다.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 금연은 필수 과제가 됐다. 200여년 전 이익의 경고는 지금도 유효하다.

'흡연과의 전쟁' 선포 … 흡연율 낮아져


담배의 유해성은 익히 알려져 있다. 담배에는 40여종의 발암물질이 있다.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의 중독성은 헤로인이나 코카인을 능가하고 대마초보다도 강하다. 흡연을 하면 불과 7초 만에 혈압과 맥박이 상승하고 심장에 부담을 준다. 담배가 의학에서 마약으로 분류되는 이유다.

조기 사망, 치료비 부담 등 사회적 비용도 크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5만여 명이나 된다. 흡연에 따른 건강보험 진료비 비용도 연간 1조5633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의 성인 남성(15세 이상) 흡연율은 43.7%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한 인천시 흡연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가 해마다 발표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인천은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 2014년에는 25.6%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흡연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인천의 흡연율은 23.8%까지 떨어졌다. 전국 평균(22.2%)보다 약간 높은 편이지만 시민사회에 금연 의식이 점차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연간 금연 캠페인 경험률을 보면 인천은 지난해 91.3%로 광역자치단체 중 세종시(91.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최근 1년 동안 흡연 예방이나 금연 교육을 받은 비율을 나타내는 연간 금연 교육 경험률도 지난해 7.4%로 2013년 4.6%에서 큰 폭으로 뛰었다.


금연구역 400곳 추가 … 7월1일부터 단속


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흡연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금연 정책에 예산 40억 원을 투입하는 시는 금연 성공률 목표치를 52%로 설정했다.

금연 정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금연구역 확대 지정이다. 금연구역은 도시공원, 버스·택시 정류장, 학교정화구역, 해수욕장 등 4005곳이 지정돼 있다. 시는 금연구역 400곳을 올해 추가로 지정해 금연구역 흡연 행위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특히 도시철도 1·2호선, 경인선, 수인선, 공항철도 등 85개 역, 266개 출입구 10m 이내가 금연구역으로 새로 지정된다. 7월1일부터는 이들 구역에서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진다.

▲ 올해 '흡연과의 전쟁'을 선포한 인천시가 금연 상담과 캠페인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는 데 매진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인천지역 금연 캠페인 경험률은 91.3%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사진제공=인천시

시는 또 1000㎡ 이상 복합 건축물 등 공중이용시설에 대해 분기마다 1차례 이상 단속하기로 했다. 상습 위반 업소를 집중 점검하고 과태료를 부과해 금연구역 관리에 나선다는 것이다.

강신원 시 보건복지국장은 "금연구역을 조기에 정착시키고, 금연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서 흡연율을 더욱 낮출 것"이라며 "금연 의식을 뿌리내려 '간접흡연 없는 클린 인천'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보건복지부·인천시·본보 연중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