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자문] 서태관 한림병원 관절센터 과장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삐뚤어지고 뼈의 변형이 생겨서 엄지발가락 뿌리의 뼈가 튀어나오며 붓고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 무지 외반증이다.

대부분 발레 무용수에게 나타나기 때문에 일명 '발레발'이나 '버선발'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증세는 주로 할머니들의 발에서 나타나지만 현대로 들어서면서 하이힐이나 뾰족구두를 즐겨 신는 젊은 여성에게서 급증하고 있다.

후천적 원인 많아

무지외반증은 신발을 신지 않고 맨발로 생활하는 민족에게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검지) 쪽으로 각을 형성하며 변형되어 있거나 엄지발가락 앞부분의 내측 부위가 커져 있으며 엄지발가락 관절의 내측에 위치한 점액낭에 염증과 두꺼워진 증세가 있으면 무지외반증을 의심해야 한다.

동시에 엄지발가락 관절의 정적 아탈구(관절의 각도가 정지된 상태에서 틀어짐)가 와 있는 상태다.

무지외반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변형이 심해지고 나머지 작은 발가락마저도 같이 기울어지며, 발바닥의 굳은살과 신경종 등 여러 질환을 유발한다는 게 문제다.

또 이런 기형이 점차 심해지면서 걸음걸이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차적으로 무릎과 고관절 허리 등에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버선발기형은 선천적인 요인도 있으나 후천적인 원인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이힐이나 앞이 뾰족한 신발 등 잘못된 신발이 주범이다.

류마티스나 퇴행성골관절염의 환자에게 많이 관찰되기도 하고 발레나 그 밖에 다른 스포츠 등 일종의 직업적 발의 변형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심하면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

변형이 점차 심해지면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런 변형이 있다고 하여서 전부 병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통증이 없으면 보통은 수술까지 하지 않는다. 발볼이 넓고 굽이 낮은 신발을 신는 것으로 예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 한하며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보조기, 기능성 신발이나 기능성 깔창은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줄 수 있지만 변형이 교정되거나 근본적인 치료는 기대할 수 없다.

증세가 심한경우 가장 좋은 방법은 수술이다. 수술은 변형된 발을 절골술과 박리술을 통해 정확한 교정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발의 기능과 모양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다음과 같은 경우 수술을 권한다.

1. 엄지발가락의 튀어나온 부위가 아플 때
2. 튀어나온 뼈로 인해 오래 걷기가 불편 하거나 신발 신기가 불편한 경우
3.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쓰러져서 옆 의 2·3번째 발가락도 같이 쓰러뜨릴 때
4. 엄지발가락이 체중을 받지 못해 다른 발가락 밑의 통증을 유발하는 굳은살 이 생길 때
5. 보기가 아주 흉한 경우

수술 후에 약 90%에서 아주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통증이 사라지고 보행 기능이 좋아진다. 그러나 수술을 한다고 해서 완벽한 발이 되어 뾰족한 신을 마음대로 신을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외관상 변형이 보기 싫다고 수술하지는 않는다.

양쪽발을 동시에 수술 하는 것 보다는 한쪽을 먼저 하고 반대쪽을 약 3개월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측을 동시에 하는 경우 보행과 재활 훈련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으며 수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편한 신발로 수술 후에도 재발 막아야

합병증은 수술 상처의 감염이나 변형의 재발, 통증 등이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은 치유가 가능하다. 수술 후에 솜과 붕대로 발을 싸매므로 보통 신발을 신을 수 없고, 석고 상태에서 특수한 신발을 신는다.

수술 후 2주에 실을 뽑으며, 일주일에 1회 정도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처음 며칠간은 발을 자주 높이 올려놓고 쉬어야 부종이 빨리 가라앉는다.

엄지발가락 쪽으로 체중을 디딜 수 없는데 수술 방법에 따라서 수술 후 4~6주 경과한 후에 엄지발가락으로 디딜 수 있다. 한 쪽만 수술한 경우에는 수술 후 3~4일 후에 집안일을 할 수 있으며, 수술 후 약 1주일이 경과 후에 운전이 가능하다.

신발을 편안히 신을 수 있고 오래 다녀도 붓지 않게 되는 시기는 대개 수술 후 3~6개월이 걸린다. 수술 전에 비해 신발을 훨씬 안 아프게 잘 신을 수 있지만 , 하이힐만 신는다면 문제가 되고 재발 된다.

또 꽉 끼는 신발은 수술 후 약 6개월까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