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자문-차정인 인천의료원 신경과 과장


반신마비·언어장애 등 증상 다양
치료시간 한정적 … 골든타임 중요
폐렴·욕창등 무서운 합병증 발생
흡연하면 발생률 3배 … 금연 필수

전세계 인구 6명중 1명은 자신의 일생 중에 뇌졸중을 경험하며 세계적으로 2초에 한명씩 뇌졸중이 발생해 6초에 한명씩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국에서는 한해 약 10만5000명의 뇌졸중 환자가 생겨 20분에 한 명씩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꼴이다.

세계뇌졸중기구(World Stroke Organization)는 매년 10월29일을 '세계 뇌졸중의 날'로 정하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이 질환에 대해 철저히 대비한 결과 지난 10년간 사망률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뇌졸중 이후 장애로 고통받거나 후유증으로 건강한 사람에 비해 일찍 사망하는 결과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갑자기 오는 언어장애·반신마비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조직에 손상이 오고, 반신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는 '뇌혈관 질환'을 말한다.

이렇게 뇌졸중이 발생하면 갑작스럽게 뇌가 망가져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데,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뇌경색은 혈관의 동맥경화와 혈전이 원인이다.

동맥경화란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혈관벽에 손상이 생기면서 혈소판과 섬유소가 응집되고 혈전이 형성되는 것을 말하는데 혈전이 부서지면 작은 동맥이 막혀 가벼운 뇌경색이 발생하고 혈관이 완전히 막히면 큰 뇌경색이 발생한다.

뇌경색은 뇌혈관의 동맥경화나 심장에서 발생한 혈전이 혈관을 타고 뇌로 올라와서 뇌혈관을 막음으로써 발생하게 되는 반면 뇌출혈은 혈관이 터지는 위치에 따라서 고혈압에 의한 뇌내출혈, 뇌동맥류에 의한 뇌지주막하출혈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식사 중 젓가락 떨어뜨리면 의심해야

뇌졸중 증상 대부분은 '갑자기' 나타난다.

어지럽다고 자리에 앉더니 갑자기 말을 못하고 움직이지 못한다던지,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손에서 힘이 빠진다며 젓가락을 떨어뜨리는 경우 등이 증세다.

뇌졸중으로 인한 편측 안면마비가 대표적이다.

웃음을 지어 보거나 크게 '이~'하는 표정을 지을 때 얼굴 모양의 좌우가 다르다면 안면마비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몸의 한쪽이 힘이 빠져서 움직일 수 없거나 건측에 비해 힘이 떨어지는 상태인 팔다리 마비(반신마비)는 한쪽 얼굴과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수저나 컵을 쥐고 있지 못하고 떨어뜨린다.

반신마비는 자가 진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먼저 앞으로 나란히 팔꿈치를 펴고 10초 동안 팔을 들고 있다가 한쪽 팔꿈치가 굽혀지거나 10초 지나기 전에 팔이 떨어진다면 반신마비를 의심해야 한다.

또한 양쪽 손에 다른 사람의 손가락을 넣고 힘껏 주먹을 쥐어 보게 하면 양쪽 손의 쥐는 힘이 다를 경우 가능성이 있다.

언어장애가 오면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을 하지 못하게 된다. 엉뚱한 말을 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평소와 다른 극심한 두통도 뇌졸중의 한 증세다.


응급 조치가 생명

일단 뇌졸중 증상이 발생했을 때 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는 시간적으로 한정되어 있다.

차정인 인천의료원 신경과 과장
주변의 누군가에게 뇌졸중이 발생했다면, 즉시 119로 전화하시거나 응급치료가 가능한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 한다.

뇌졸중 초기에는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면 막힌 혈관을 다시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시간을 놓치면 뇌기능도 잃는다.

뇌경색 발병 후 '4.5시간' 이내 정맥내 혈전용해제 투여하면 막힌 혈관을 뚫어 크게 호전이 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면 뇌출혈 위험성이 증가하여 혈전용해술의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전용해술이 성공한 경우, 시도하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4.4년의 건강수명이 연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졸중 발생 이후 4.5시간이 지났어도 빨리 병원으로 가는게 중요하다.

뇌졸중은 편마비와 같은 후유장애 뿐 아니라 무서운 합병증도 생길 수 있어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졸중의 대표적인 합병증은 폐렴, 욕창, 요로감염 등이다.

이러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2.1년의 건강수명이 단축된다고 알려져 있다. 뇌졸중 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급성기에는 뇌졸중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급성기 치료가 끝난 다음에는 지속적인 물리치료 및 재활치료를 받는다. 뇌졸중 환자들의 대부분 어느 정도의 장애는 남는다.

살 빼고 담배 끊어야

생명을 위협하는 뇌졸중 예방 6가지 수칙을 지키자.

1.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지병이 있다면 뇌졸중 위험인자 인지 여부를 알아야 한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정기적으로 측정하자.
2.평소에 신체활동을 많이 하고,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자.
3.건강한 식사 습관 통해 비만을 예방한다.
4. 과음을 삼가해야 한다. 술은 한 두잔 정도는 건강에 좋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해롭다.
5. 금연은 필수다. 흡연은 뇌졸중 발생률을 3배 증가시킨다.
6. 뇌졸중의 위험증상을 숙지하자. 안면마비, 반신마비, 언어장애, 보행·평형장애·어지럼증, 갑자기 발생하는 매우 심한 두통이 있으면 뇌졸중을 의심해 즉각 의료기관의 도움을 요청하자.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