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암 조기치료 완치율 90% … 인천, 예방·조기진단 중요성 홍보 최선
▲ 지난달 16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모래내시장에서 암 예방 서포터즈와 암환우 자조모임 회원들이 암 예방 거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


지역발병률 10만명당 282명 … 감소세
환자가정방문 등 서포터즈 활동 활발


암은 여전히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국립암센터 자료를 보면 암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수는 약 100만명, 해마다 암으로 진단받는 사람은 22만명가량 된다. 80세까지 생존했을 때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리고, 4명 가운데 1명은 암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통계도 있다. 암은 초기에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예방 그리고 검진을 통한 암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5대 암, 조기 치료하면 90% 이상 완치

정부는 지난 1996년부터 '암 정복 10개년 계획'을 세워 국가 차원에서 암을 장기적·종합적으로 관리해왔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3년 국가 암 등록 통계'를 보면 최근 5년간(2009~2013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9.4%였다. 10명 가운데 7명 가량은 암에 걸려도 5년 이상 생존한다는 뜻이다. '암 정복 10개년 계획'이 시작될 무렵 44%(1996~2000년)였던 것에 견주면 25%p가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암은 국민 건강에 가장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 암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국민 건강수명과 삶의 질을 결정한다. 정부의 암 관리 사업이 예방부터 조기검진, 진단의료, 그리고 재활·완화의료까지 아우르는 이유다.

암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고, 조기 진단과 치료로 완치될 수 있는 암도 3분의 1이 된다고 본다.

특히 한국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은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들 5대 암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조기에 치료하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천 암 발생률 282.1명으로 낮아져

인천지역 암 발생률은 다른 지역보다 높지 않은 편이다. 연령별 인구 분포를 보정한 연령표준화 암 발생률을 보면 인천은 인구 10만명당 282.1명(2013년)으로 전국 평균 311.6명보다 낮았다. 인천 연령표준화 암 발생률은 지난 2011년 312.7명, 2012년 311.0명에서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최근 암 예방의 중요성과 조기 검진의 필요성을 알리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인천시와 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는 지난달 21일 길병원 응급의료센터 가천홀에서 시민 2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9회 암 예방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지역의료기관과 10개 군·구 보건소 암 관리 사업의 성과를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날 국가 암 관리 사업 유공자 포상도 이뤄졌다. 서구보건소 주옥자 팀장과 길병원 황인철 완화의료팀장은 국무총리상을, 옹진군보건소 조주영 간호서기는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암 예방 서포터즈' 5개 발대식도 함께 열렸다. 서포터즈는 지난 2012년부터 인천지역 대학생 중심으로 암 예방 홍보 캠페인과 암 환자 가정 방문과 같은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서포터즈에는 53명이 참여한다.

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 '해피니스 프로그램' 운영

▲ 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가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길병원 본관 로비에서 암 정보 안내판을 전시한 모습.


암세포를 수술, 방사선 치료 등으로 없앴다고 해서 암이 완전히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암이 발병하기 전처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어야 비로소 치료가 끝난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는 암 환자들이 치료 과정을 잘 견디고, 치료를 마치면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무료로 '해피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피니스 프로그램은 다양한 치료 요법으로 구성돼 있다. 치료를 마친 뒤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미술요법과 요리치료가 대표적이다.

지친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는 웃음요법과 노래교실을 통해서도 암 환자의 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 최근에는 직접 작물을 키우고 수확하는 텃밭치유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천지역암센터 관계자는 "암 환자와 가족이 암으로 인한 마음의 부담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이겨낼 수 있도록 더욱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해피니스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모습.

[황인철 가천대 길병원 완화의료팀장]
"완화의료 병동 인식 달라져야"

▲ 황인철 가천대 길병원 완화의료팀장

"암 완화의료는 이제 제도권으로 도약하는 시기입니다."

가천대 길병원 완화의료팀장인 황인철(사진) 교수는 암 완화 의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길 바란다.

황 교수는 지난 2009년 인천지역에선 처음으로 가천대 길병원에 문을 연 완화의료 병동을 담당한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21일 '제9회 암 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국가 암 관리 사업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황 교수는 "인천 최초로 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운영한 이후 지금은 인하대병원, 인천성모병원, 국제성모병원에도 완화의료 병동이 생겼다"고 말했다.

완화의료 병동은 말기 암 환자가 증상 조절과 함께 심리적 치료를 받는 곳이다. 원래 '호스피스 병동'이라고 불리면서 부정적 시각이 생기기도 했다.

황 교수는 "완화의료 병동은 모든 걸 포기하고 오는 곳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13병상 규모의 완화의료 병동은 말기 암 증상을 관리하고, 웃음·음악·미술 요법 등을 통해 환자뿐 아니라 가족까지도 기댈 수 있는 공간이다.

황 교수는 "완화의료는 지난해 7월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면서 조금씩 자리잡고 있지만 여전히 암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접할 뿐"이라며 "말기 암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완화의료 인프라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