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시대정신 담긴 사상"
▲ 4·13총선을 20여일 앞둔 20일, 경기도의회에서 만난 이재준(더민주·고양2) 의원은 "정치란 시대정신과 사상이 담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ksy92@incheonilbo.com

"정치는 사라지고 거래만 무성하다. 사적 이해가 합리성과 당위를 압도한다. 정치인으로서의 삶이 남루해지는 현실이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 무슨 결정을 내리는지 알 수 없고, 그저 자신만의 욕구 충족 행위일 뿐이다. 마음이 아프다.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은데…."

경기도의회 이재준(56·더민주·고양2) 의원은 정청래 의원이 제20대 국회의원 공천에서 배제되자, 최근 그의 SNS를 통해, 답답한 마음을 남겼다.

지난 20일 인천일보 포토의정에세이는 이 의원에게 4·13총선과 관련한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도의회에서 만난 이 의원은 "국민은 '정치'라는 객관적인 '차림상'을 평가해야 하는데 공천 명단만 있을 뿐 국민이 선택할 '정책'이란 '반찬'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실정이나 중간평가가 나와야 하는 지금, 공천자 명단만 발표하고 국민이 알아야 할 정책 선택의 이슈는 실종됐다"며 "국민의 이익이 아닌, 힘있는 핵심부 사이에서는 나름의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 참정권을 공천이라는 제약으로 막아선 안된다"며 "사회 불의에 대해 반대한 사람들은 다 잘려나간 것은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 한국의 선거 민주주의가 무너진 거래에 의한 야합"이라고 지적했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사상과 나름대로 그리는 세계가 있어야 하는데, 정치 행위라는 공간을 통해 지향이나 부여되는 가치는 사라지고, 기업의 대리인, 권력 패권의 대리인들만 무성한 현실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이 의원은 컷오프 된 정청래 의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침묵할 때, 민주당이 국민의 아픔을 외면할 때, 의사당 안에서 권력형 휴가를 즐길 때, 정청래는 거리로 나서 외쳤다"며 "그가 배제돼야 하는 것은 정청래가 그들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이어 "동료의원들에 대한 저런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국회에서 '구원을 해줘야 한다'며 옹호도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국민의 삶을 옹호하겠는가"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판을 떠나지 못하는 자신도 초라해지는 현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청문회에서 명폐를 던질 때 국민들은 감동했다. '저렇게 분노할 줄 아는 정치인이 있었을까' 국민들은 쾌감과 공감을 느낀 것"이라며 "이러한 정치인들이 19대에 얼마나 있는가"라고 했다.

이 의원은 "19대 대한민국 정치는 서민·노동자의 편에 서지 않고 침묵하는 보수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교수·외국유학자·변호사 등 성공한 사람들만이 이끌어 가는 것이 정치라면 의미가 없다"며 "이들 중 재래시장에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청소년 버스요금이 서울과 경기도가 다르다는 것을 아는가. 호의호식하고 고시공부한다는 사람들이 사회공공성을 위해 목숨걸고 소리지르는 광경은 봤는가. 이들이 대한민국 공공을 위해 싸울 수 있겠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이 말한 정치란 시대정신이 담긴 사상이다. 그는 "비정규직 2년에서 4년으로 늘렸다. 4년 후 해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월호 사건 후 바뀐게 무엇인가. 입석금지제라며 요금은 올렸지만 입석은 그대로"라며 "국정화반대, 경제민주화, 테러방지법 등 그 시대에 무엇이 제일 절실한가를 알고, 지금 선 입장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명확하게 알려야 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부정책이 잘못됐다면 한번 비판하고 언론플레이만 하는 정도의 노력은 국민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지방정치에서 국민들과 접촉하며 단련된 사람도 정치 전문가인데, 이들을 정치 수혈의 창구로 여기지 않는다"며 "당원 구조적인 시스템에서는 공천은 어렵고 경선을 치른다 해도 승리하기란 힘든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30대부터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에서 15여년간 활동, 2010년 제8대 도의회에 입성한 재선 의원이다.


/이경 기자 lee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