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휩싸인 독일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이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폴크스바겐이 세계 시장 1위를 놓고 경쟁하면서 자체 계열사를 통한 자동차할부금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게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폴크스바겐의 대차대조표 규모 3천740억유로 가운데 44%가 자동차 할부금융과 관련한 것들로서, 자동차 구입자들로부터 받아야 할 할부금융 원리금 잔액이 1천억 유로를 넘는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올 상반기 그룹 전체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11억유로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효자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외부 금융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계열사를 직접 두고 판매에 나선 이 같은 영업 관행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우선 이번 사태로 브랜드 가치가 타격을 입음에 따라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할부로 살 때 내는 착수금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판단했다.
 
또한, 이번 사태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지면 상황은 나빠질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폴크스바겐의 부채 가운데 1천210억유로가 자동차할부금융과 연관된 가운데 최근 나타난 폴크스바겐의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 급등은 저리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의 하나로 시행 중인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 폴크스바겐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매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폴크스바겐이 고객으로부터 받을 할부대금 원리금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S의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는 ABS 발행금리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로 조달비용의 상승을 뜻한다.

소비자로서는 할부금융 이자율 상승은 자동차 구매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다만, FT는 폴크스바겐이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3~4년으로 자산과 부채의 만기 미스매치(불일치)는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