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림초등학교 교문앞 신호등은 종일토록 혼자서 깜박거린다. 아침 등교시간이나 오후 귀가길이 아니면 건너는 학동이 거의 없는데도 신호등은 정직을 지킨다. 덩달아 그곳을 통과하는 차량들도 빨간불에 멎었다가 지나간다. 더러 무지막지한 덤프트럭이 애써 신호등을 외면하는데 멀리서 숨어 감시하는 교통경찰관의 기색이라도 느껴지면 애써 멈추는 시늉을 한다.

 근래 도림교 문전은 보행인은 없어도 혼잡한 위험지점의 한곳이 되었다. 관교동에서 논현동으로 넘어가는 옛 2차선 도로가 지나는데다 아직 개통은 안되었으나 최근에 개설한 8차선의 도림로가 교차하느라 때도없이 차량들로 붐빈다. 인근에 남동공단과 소래포구가 있어 그곳으로 오고가는 각종 차량들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무슨 공사가 그리 많은지 덤프트럭들의 횡포에는 더욱 긴장된다.

 이곳은 원래가 한적한 시골이었다. 도로 또한 고작 도림초등교생들이 학교로 오가는 통학로에다 주변의 논밭을 드나드는 경운기나 이용하는 농로였다. 그렇던 것이 공단행의 범람으로 눈치빠른 운전자들이 질러가는 샛길이 되더니 어느새 오늘처럼 천여명의 어린 학동들과 뒤범벅이 되어 있다. 하기는 중앙선이 노랗게 그어진 2차선 도로이긴 하나 차량들이 교차하기에 빠듯한 비좁은 노폭인데다 인도도 없다. 그런데도 무엇이 그리 급한지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등교행렬을 피하면서 곡예운전을 한다.

 학교의 비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학급이라야 몇 안되는 전형적인 시골학교였으나 근래 남촌동을 비롯 인근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지난해까지 증축을 거듭 오늘과 같이 되었다. 현재 39개 학급에 재학생 1천6백여명의 과대학교이다.

 최근 교통사고 무방비의 도림교 통학로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어린이들을 보호할 방안은 있다. 차량보다 학동들이 우선이라는 인식이면 해결된다. 노폭의 확장과 인도설치가 당장 어려우면 대형차만이라도 막든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예전의 우회도로를 활용 일방통행하는 방법도 있다. 요는 관계관서의 무관심이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