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실 부족...여학생들은 체육복 갈아입으려 화장실서 '진땀'

인천의 남녀공학 중·고등학교 가운데 탈의실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체육복으로 갈아입으려고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교실에서 입기 위해 남녀가 번갈아 가며 시간을 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8개 남녀공학 고등학교 가운데 여학생 탈의실이 설치된 학교는 27개에 불과했다. 남녀공학 중학교도 78개 중 49개교에만 탈의실이 있었다.

교육부는 학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유휴공간을 활용한 탈의실 설치를 권고한 상태지만 설치 예산이 지역 현안 특별교부금으로 구분돼 있어 실제 예산 배정이 까다로운 실정이다. 시 교육청에서 대응투자 재원을 마련해 교육부에 교부금 신청을 하면 교육부에서 심의 후 예산이 교부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탈의실 부족을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것으로 설문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한국교육과정평가의 '학교체육 활성화 정책효과 제고방안'에 따르면 학교 체육 시설 중 가장 개선돼야 할 것으로 탈의실을 답변한 학생이 중학교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25.8%, 고등학교에서는 가장 높은 25.7%에 달했다. 교사들도 가장 우선적으로 확충돼야 할 체육활동 관련 시설로 탈의실을 꼽았다.

여전히 탈의실이 없는 인천의 50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체육시간이 되면 비좁은 화장실에서 체육복을 갈아입거나, 남학생과 여학생이 교대로 교실을 이용하다가 수업시간에 늦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다.

한선교 의원은 "학교 체육수업이 남학생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학생 체육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