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명 기자

멸사봉공(滅私奉公)은 사욕을 버리고 공익을 위해 힘쓴다는 뜻이다. 역으로 멸공봉사(滅公奉私)는 공익은 무시한 채 개인의 사욕을 위해 힘쓴다는 말로 봐도 무방하다.

평택시가 국·소장급 6명, 과장급 12~13명 등 전체 승진자 80여명 이상의 대폭적인 7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공조직 내에서 멸공봉사의 소문이 자리 잡고 있어 듣는 이들로 부터 우려의 말들이 나오고 있다.

앞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한참이던 지난 6월부터 '6개월 국장설'이 공공연하게 퍼지더니 어느새 기정사실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분위기다.

당시 공재광 시장을 비롯,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밤낮없이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던 시기였기에, 이처럼 이면에 떠돌고 있던 동상이몽(同床異夢)적인 '6개월 국장설'은 많은 뒷얘기를 낳고 있다.

시 인사 관련 부서는 "그동안 시는 모든 업무를 메르스 사태의 종식에 초점을 맞추고 온 힘을 다해 왔다"며 "이런 시기에 이 같은 얘기들이 나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사전에 얘기되거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뒷얘기의 중심에는 A과장이 있다. 정년이 1년 남은 A과장은 인사적체를 풀어준다는 명분으로 ' 6개월 국장' 카드를 던졌고, 이 조건이 받아들여졌다는 내용의 소문이 청사 내에 조심스레 퍼져 있다.

이에 대해 공조직 내부에서는 1995년 평택시가 시·군 통합 후 벌어진 공무원 인사 적체현상에 대해 이 같은 극양처방을 써서라도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런 극약 처방이 능사가 아니라는 측면의 말에 한층 더 무게가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려인 즉, 일선에서 업무는 대충하다가 '짬밥'만 되면 6개월 카드(?)를 던지면 된다는 식의 사고가 만연 할 수 있어 당초 취지와 달리 전락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대서소도 아니고 업무파악도 안된 채 6개월 동안 도장만 찍다 나가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이는 일선에서 과중한 업무에도 꿋꿋하게 매진하고 있는 동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는 내용이다.

부디 이번 인사에서는 과·국·소를 아우르는 능력을 지닌 승진 자가 나와 46만 평택시민들을 위해 멸사봉공의 자세로 전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평택=임대명 기자 dml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