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주 안양시의회의원
▲ 송현주 안양시의회의원

지난해 11월21일 도서정가제가 전격 시행되었다. 안양시는 올해 8개 공공도서관을 통해 모두 5억4000만원의 도서를 관내업체로 입찰 자격을 제한해 구입했다. 이는 고사 직전의 지역영세서점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의욕에 비해 결과는 초라했다. 관내업체 가운데 낙찰받은 지역서점은 한 군데에 그쳤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동네서점과 무관한 7개의 도소매업체에 낙찰되었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있을까. 이런 문제는 비단 안양만의 상황은 아니다.

전국의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동네서점 살리기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모처럼 시도했던 당초의 취지가 일거에 퇴색하게 되었던 것이다. 많은 지자체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전주시, 성남시, 수원시, 고양시, 화성시 등에서는 공공도서관 도서구매 입찰참가자격을 동네서점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세웠다 한다.

전주시의 경우 입찰자격을 동네서점으로 제한했다. 안산시는 입찰자격을 5000만원 이하, 안산시 소재 일반도서판매 서점으로 제한했다. 도서와 마크사업자 공동수급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여 동네서점이 입찰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화성시도 5000만원 이하, 실제서점운영업체로 입찰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에서도 1천만 원 이하 도서구입은 동네서점을 이용하라는 공문을 올 초 모든 학교에 발송하였다.

현재 안양에는 동네서점이 13개밖에 남지 않았다. IMF전에는 100여개가 넘었다. 시나브로 고만고만한 서점 몇몇이 남아 동네서점의 명맥을 어렵게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안양의 연간 도서구입비는 8개 시립도서관과 주민센터 내 마을문고 그리고 작은도서관을 합해 연간 10억 이상에 달한다. 87개 초중고에서도 연간 9억여원의 도서를 구입하고 있다. 나는 지난 4월7일 212회 임시회 5분 발언과 5월28일 213회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타 지자체의 사례를 들어 안양시도 조속한 시일 내 동네서점살리기 대책을 마련하여 줄 것을 촉구하였다. 필요하다면 안양시 서점 연합회와 관내 87개 학교의 간담회를 개최하도록 독려했다.

그 결과 남아있는 공공도서관 도서구입비 3억여원을 수의계약방식으로 하고 주민센터 내 마을문고와 작은도서관의 도서구입은 반드시 동네서점을 통해 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시는 교육청도 동네서점에서 도서를 구입하도록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동네서점은 지역경제의 의미를 넘어서는 문화적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동네서점을 살리는 일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Book적이는 인문학 도시, 안양', 동네서점 살리기로부터 시작하자. /송현주 안양시의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