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 청운대학교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
▲ 박정배 청운대학교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

한국의 문화적 상황은 생활의 가치가 '수단가치'에서 '목적가치'로 전이되는 단계이다. 정부는 문화진흥계획, 문화산업 육성 등의 당위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세계화라는 커다란 맥락을 명백히 짚어가고 있고, 문화예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담당주체와 그의 역할은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국가마다 다르게 발전하였다. 정부와 민간 및 공공기관이 분담을 하는 형식이다. 문화예술분야는 생산성, 즉 투자 대비 이윤의 가치창출이 낮은 이유로 지원을 하게 된다.

상품가치의 발생과 판매촉진 활동을 통한 이윤창출을 그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근원적 가치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 부문의 의존도가 높고, 정부보조에 의한 공적 지원의 필연성을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정하고 있다.

문화에 대한 국가개입의 필요성은 찬반양론의 논쟁 속에서도, 그 정당성을 부여받고 있다. 극단적인 예로 국가의 예술에 대한 간섭의 우려를 표방하며 약 170여년간을 민간부문의 지원에 의존해 왔던 미국의 경우에도 1950년대를 전후하여 국가적 지원을 강화, 현대의 문화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문화강국이라는 의미는 문화적 측면의 우위 이외에 경제학적 측면의 영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세계경제의 흐름이 자본과 노동 중심에서 지식기반 경제구조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문화산업을 지식기반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정의하여 육성해 온 결과다.

문화경영학의 핵심은 국가 간 교류를 통해 각 국가가 함께 부강해지면서 보다 도덕적인 사회를 지향하는 것에 있다. 이와 같은 시각의 변화는 문화의 의미를 평가 절하한 고전주의 경제학의 초기부터다.

서구의 경제학자들은 문화적 패러다임(paradigm)이란 경제의 교환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의 이동뿐만 아니라 문화적 가치도 전파된다는 사실을 이해 못 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그것은 국제 간의 상업거래가 단지 가격과 품질에만 근거하여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는 증거다.

문화적 인식과 경제적 부가가치는 문화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일본의 경우 상품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하여 디자인 부문에 대대적인 지원을 가하였고, 그 결과 일본상품의 가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문화예술의 주체와 객체에 대한 논의는 문화를 생산하는 주체와 소비하는 주체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

문화예술은 분명히 창조되고 생산되는 것이기는 하되 그 대상이 문화객체에 대한 향유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을 때 그 의미를 상실하므로, 문화예술이 확산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다. /박정배 청운대학교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