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규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업계에 이슬람식 할랄 열풍이 불고 있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을 가진 음식에 관련된 단어로 이슬람 종교를 믿는, 무슬림의 먹거리를 지칭한다. 모든 식물성 음식과 해산물 그리고 육류 중에서는 율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도살된 고기 등이 할랄 제품에 해당한다.

할랄은 종교적인 색채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으로 부를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할랄 인증 과정에서는 음식 재료의 원산지와 첨가제의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가공포장, 또 운반과 보관에 이르는 생산과정에서의 위생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할랄 인증은 식품 자체의 신뢰도가 높은 생산 유통과정을 가지고 있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슬람 종교를 믿는 무슬림은 18억 명에 이른다. 그렇기에 할랄 식품은 이들을 겨냥한 새로운 수출 유망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할랄식품 시장은 지난 2012년 기준 1조 880억 달러 규모로, 이는 세계 식품 시장의 17%가 넘는 높은 비중이다.

우리나라 식품업체들은 주로 민간단체인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를 비롯한 국내외 기관을 통해 할랄 인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인증실적이 공표되지 않아 정부 주도의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확한 인증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국내 유일한 할랄 인증기관인 KMF가 말레이시아 외에 인도네시아나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다른 국가에서는 할랄 인증기관으로 공인받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타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기관만 6개에 달한다.

먹거리 시장의 경우 이미 국내 내수업체의 성장 동력은 떨어지고 신제품 등을 출시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포화상태로, 블루오션인 할랄 시장 수출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적으로 할랄 인증 실태를 조사하고 할랄 관련 전문 인력 육성, 국내 인증기관의 성분 분석 등과 함께 국내 할랄 인증기관이 수출 대상국으로부터 공인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임관규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