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가정의 달'이라 부르는 것은 연중 가정사에 관련된 기념일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어린이, 어버이, 스승, 성년, 부부의 날 등 하루걸러 기념일이다.

어디 기념일뿐이겠는가? 결혼식, 계모임 등 각종 모임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많아 자연스레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일이 많아진다. 바쁘게 사는 것이 좋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기념일들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슬슬 지갑 걱정도 되는 것이 한숨부터 나올 때가 많다. 이번 기념일에는 우리 가족을 위해 어떤 특별한 추억을 준비해야 하는지 벌써부터 고민이 된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되는 특별한 기념일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인가 색다른 경험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정말 특별하면서도 보람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농촌에 답이 있다. 농번기인 지금 농촌에는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 고령화, 도시화로 인력부족에 시달리며 겨우내 재배한 농산물을 수확하지 못해 그대로 방치하는 농가가 많다.

일손은 부족하고 공급인력은 한정되어 있는데 수확시기마저 겹치면서 일부 농가에선 웃돈을 주고 일손을 구하거나 그마저도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악, 미술, 스포츠 등 재능기부도 하는 세상이다. 반드시 물질적인 기부를 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가진 시간과 조금의 노력을 투자한다면 어려운 농업·농촌을 돕고, 우리 아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인생교육이 될 수 있다.

기억에 남는 기념일을 만들고 싶다면, 가족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5월엔 가까운 농촌으로 봉사활동을 떠나자.
/정찬우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