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5000여만원 투입·한옥마을서 개최 예정
최근 시 감사서 '의회 미승인 예산집행' 지적 … 적절성 논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한옥마을 민간위탁 호텔 개관 기념으로 대형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에는 '혈세' 5000여만원이 투입된다. 한옥마을 사업 전반이 최근 인천시 감사에서 적발된 상황이라 개관 행사의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다음달 7일 오후 송도 센트럴파크 한옥마을 호텔 개관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번 개관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국회의원·구청장·시의원 등 지역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개관식은 떡메치기, 퓨전국악단 공연, 대형연날리기 등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오프닝영상·부채춤 축하공연 등 본행사 60분, 부대행사 20분 등 2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기념식수 행사, 호텔답사 및 다과 시간도 잡혀있다. 특히 시공사인 신세계측 관계자에게는 시장 명의의 감사패까지 수여될 예정이다.

이번 개관식은 호텔 운영사 A사가 아닌 인천경제청이 시민 세금으로 개최한다. 한옥마을 사업비 500억원 중 일부를 사용할 예정이다. 개관식이 커질수록 나중에 인천경제청이 신세계로부터 돌려받을 돈도 적어지는 구조다.

한옥마을 사업은 최근 시 감사에서 지방재정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는 지난 2012년 청라복합쇼핑몰 부지를 신세계에 매각하며 땅값을 500억원 깎아주는 대신 한옥마을을 받기로 계약했다. 이는 의회 승인 없는 예산 집행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감사 결과다.

호텔 운영에도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 호텔은 지난 2013년 12월 인천경제청이 A사에 위탁했다. A사는 한옥마을 서측 호텔과 연회장 2만8005㎡를 운영하게 된다. 인천경제청은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과 위탁운영 수수료를 A사에 지급한다. 심지어 객실 매출의 4.5%를 호텔 본사에 상표사용료로 납부한다. 반면 A사는 적자의 10%만 부담하고, 최대 18%의 성과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도록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이 때문에 '불평등 계약'이라는 지적도 일었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을 투입한 대형 개관식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제홍(새·부평 2) 인천시의원은 "신세계와의 사업비 정산 문제나 감사 지적사항이 해결되지 않았는데 개관식을 여는 건 유감스럽다"라며 "개관식 참석은 적절하지 않으며 앞으로 사업비 정산 문제를 끝까지 추적해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홍보차원에서 최소비용으로 개관식을 개최할 것"이라며 "민간호텔업체가 운영하지만 인천경제청이 소유한 호텔이다. 불필요한 비용은 최대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경제청은 올해 한옥마을 호텔 위탁운영에 13억원, 호텔 개관 준비에 3억6012만원의 예산을 사용할 예정이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