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왕수 경희나라한의원원장·한의학 박사
▲ 윤왕수 경희나라한의원원장·한의학 박사

진료를 하다 보면, 자고 일어나보니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스레 찾아오는 환자분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이런 경우를 구안와사 또는 안면신경마비라고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보통 추운 계절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보지만, 일교차가 심하거나 활동이 많은 계절에도 자주 환자가 발생한다.

안면신경마비는 뇌졸중이나 뇌종양과 같은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중추성 마비와 제 7뇌신경인 안면신경의 마비로 나타나는 말초성 마비로 나눌 수 있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가 오게 되면, 대개 전두근(이마부위)에는 마비가 일어나지 않고 안면의 하부에만 마비가 일어나게 되며, 반신마비나 구음장애 등이 동반된다. 이런 경우는 빨리 병원에 후송해서 치료받도록 한다.

반면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 감기나 대상포진 후유증, 찬바람이 얼굴에 노출된 경우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경우는 마비된 쪽 이마주름을 만들 수 없고, 마비된 쪽 눈이 안 감겨지거나 충혈이 되고 눈물이 나오며, 마비된 쪽 입이 O자가 만들어지지 않고 물이 새며, 맛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안면마비 이외의 마비증세는 나타나지 않는다.

보통 안면부에만 마비증세가 나타나며 평소에 뇌혈관질환이 없었던 경우는 대부분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이며, 안면신경마비는 발병초기에 신속하게 치료해서 마비를 풀어주고 후유증을 방지해야 한다. 보통 꾸준하게 치료하면 2-4주 정도로 완치가 가능하다. 오래된 안면신경마비는 꾸준하게 마비된 근육과 경락을 활성화 시키고, 상실된 기능을 회복시켜 후유증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하는데, 치료 기간도 2개월-1년 정도 혹은 그이상 소요될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보통 마비가 오기 1-2일 전에 뒷목이 뻣뻣해지거나 귀에서 열감이 나는 전조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과로나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안면신경마비가 오게 되면 꾸준히 치료받도록 하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은데, 외출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따뜻하게 옷을 입도록 한다.

또한, 자주 얼굴부위를 따뜻하게 마사지 해주고, 눈에는 인공누액으로 자주 점안해주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도록 한다. 한방에서는 안면신경마비에 한약, 침치료, 전기자극치료, 정침치료, 매선치료, 약침치료, 봉독치료, 온열치료 등을 다양하게 응용한다.

한약은 조구등, 오약, 향부자, 지각, 백지, 계지 등을 응용해서 마비된 경락을 풀어주고 기혈을 보충하고, 오장육부의 불균형을 바로잡아준다. 여러 가지 한방요법은 경락을 자극하고 근육을 풀어주고 림프 순환을 개선시켜서 안면마비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안면신경마비는 치료를 게을리 하거나 치료기관을 자주 옮기게 되면 그만큼 회복이 늦게 되므로, 의사를 믿고 한곳에서 꾸준하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윤왕수 경희나라한의원원장·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