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회장
필연적인 운명을 본능적으로 받아들이고 절망이란 말 자체를 거부하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쌍꺼풀 진 커다란 눈에 비해 비대한 체격이 비대칭을 이룰 정도로 표정은 천진무구함 그 자체로, 피부색 또한 하얗다 못해 분필 가루를 뽀얗게 칠해 놓은 듯한 핏기 없는 얼굴빛이 그와 첫 대면한 인상 그대로다. 초점을 잃은 모호한 눈동자는 누가 봐도 제정신이 아닌 모습이다.

1972년 壬子생인 오기광의 사주 또한 子(11월)월로 수기가 태왕한 데다 일점 오화(午火)가 왕성한 수기운에 의해 파극을 당한지라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행로가 걱정되었다.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사주가 걱정이 되었는데, 무엇보다 함께 동행 한 부친의 표정에 깊은 그늘이 이를 대신하고 있어 더욱 마음을 짠하게 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고 이름을 풀었지만, 오기광이란 이름 역시 마찬가지였다.

임자(壬子)생이라면 더군다나 천간(天干), 지지(地支)의 명운이 똑같은 배합으로, 이러한 경우 간지(干支)가 틀린 사람의 명운보다 그 효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보통 9궁의 특성을 보면 힘들여서 벌어 한꺼번에 없앤다는 뜻도 있는데 이 이름은 天干 중심명운에 9궁이 같이 있으니 그 작용력이 더욱 가중되어 흉이 대흉(大凶)으로 변하고 있다. 더군다나 두뇌를 나타내는 3궁이 강한 9궁이 위아래에서 서로 극을 하고 있어 힘을 펴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성에서 5.1과 이름 끝자에서의 9.5는 부모님이 두분 모시는 서모의 상으로 이렇게 되면 부모님 또한 곤궁한 명으로 부모가 서로 불합(不合)하니 도움을 받기 힘든 이름이다.

끝 글자의 9.5는 반복된 배합에 의해 학문과 인연도 없지만 지혜를 나타내는 식신 3이 양쪽에서 극하는 9궁과 서로 대립하여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재물은 5.1에 의해 극을 받고 관성(명예) 7.8은 어디에도 없어 늘 불안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자기 정신이 아닌 남의 정신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의 부친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개명을 요청하기에 심사숙고하여 지어 주었다.
그리고 빠른 효과를 보게 하기 위해 의심하지 말고 시키는대로 일구월심으로 시간 나는 틈틈이 소리 내어 불러주라고 했다. 그랬더니 열심히 불러준 모양이었다. 그리고 5-6년이 지난 지금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자식을 바라보는 아비의 심정만큼은 그전에 비해 많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그러더니 바로 얼마전 아들의 행동 양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며 감사의 전화를 걸어 주었다.

살아 있는 생명이 얼마나 기쁘고 지고지순한 희망인지, 그리고 그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인간의 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우리는 느껴야 한다.

인간의 대뇌 세포 형성은 약 20세까지 이뤄지다가 그 후로는 차츰 파괴되어간다. 그리고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격형성도 그 시기에 모두 이루어지고 가치관의 정립도 완성된다. 그러기 때문에 개명은 빠를수록 좋다. 인간의 대뇌 세포가 그러하듯 파동(소리에너지)을 뇌에서 인지하는 이름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함부로 이름을 지어서는 안된다. 모든 만물이 그렇듯이 작명 또한 자음과 모음의 결합된 파동성명학적 관점에서 지어야 하나의 완성된 소리가 발생해 이름을 통해 올바른 인격 형성이 이루어진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