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회장
필자는 48년 무자(戊子)생인 오용구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늘 마음 한켠에서 죄스런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십여년 전의 일이다. 자음파동에 한창 매력을 느끼고 있을 즈음에 사업 이전을 위해 오사장이 상담 차 방문했다. 당시 운로가 순탄하게 흐르고 있기에 거기에 따른 자문을 해주면서 재물을 전부 상극하고 있는 흉한 이름에 대해 설명하면서 개명을 권유했다. 워낙 오랜 동안 사업 자문을 해준 터라 한치의 의심도 없이 혼쾌히 수락했다. 그리고 한동안 소식이 뜸했다. 나름으로 사업이 잘되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잊고 지냈다.

그리고 7년 만에 다시 나타난 오사장은 그야말로 몰라보게 수척해 있었다. 이상하게 사업장을 이전하고 난 후로 거래처가 하나씩 줄기 시작했다면서 혹시 이사를 잘못해서 그런 것 아닌가 염려했다. 계속해 영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니까 사업장을 줄여야 할 것 같다며 상담을 의뢰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새로 지어준 이름을 이렇게 열심히 사용하고 있는데도 어렵다며 명함을 내보였다. 새로 지어준'오덕부'란 이름을 보는 순간, 7. 3과 1. 5와 8. 3의 흉한 배합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뿔사!

그래서 본명인'오용구'의 이름에 모음을 넣어 다시 풀어보니 재물이 많은 이름이었다. 이렇게 좋은 이름을 오히려 흉한 이름으로 개명해 주었으니 참으로 난감했다. 자음으로만 풀이했을 때, 재물을 극하는 비견 1이 하나도 아니고 세 개가 무리지어 재성(재물) 5을 극하고 있지만, 모음이 들어가면 이러한 흉성을 제거해 주는 관성 7이 도리어 재물을 보호해 주는 좋은 배합이었다.

그리고 새로 지어준'오덕부'는 자음에서 1이 3을 생하고 3은 다시 재성 5를 생하면서 관성 7을 상생으로 서로 생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모음이 들어가면 앞서와 같은 재물이나 직업을 사정없이 파극하고 있었다.
"혹시 개명하셨나요"하고 물었더니, 다행히 개명은 안했다고 했다. 죄스런 마음에 파동성명에 따른 모순점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본명이 훨씬 좋으니 다시 사용하라 일러주었다. 그 분 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자음으로 잘못 지어준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 한켠에선 죄스런 마음이 스멀스멀 고개든다.
지금 시중에 파동성명이라 주장하는 모든 업체가 자음인 첫소리와 받침인 끝소리 자음글자만을 갖고 오행을 분석한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있으나, 자음 14자로만 오행을 정하고, 모음은 아예 처음부터 보조어로 배제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한의 ㅎ은 첫소리고 ㄴ은 끝소리가 되며, 가운데 소리는 도움을 주는 보조어의 글자로 파동성명학 상으로는 중요시 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자음으론 어떠한 소리(파동)도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글의 소리(파동)음은, 자음과 모음의 결합 없인 절대 음(파동)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이러한 근본적인 모순점을 안고 연구된 자음 파동은, 무엇보다 파동의 논리구조에 위배된 학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1998년부터 배우기 시작한 자음 파동학에 모순점을 자주 발견하게 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에 따른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다.

따라서 파동성명학의 창시자라 주장하는 대구 모학회나, 그곳서 파생된 모든 자음파동의 업체들을 보면 그와 유사한 용어를 이용해 음파, 파장, 울림, 소리에너지 등으로 고객을 현혹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이론은 발음기관에서 나는 한글소리인 파동성명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