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대금납부·토지리턴·매매예약 등 조건 제시

LH 가장 유리한 조항 낸 업체에 미매각 용지 판매

청라·영종 땅도 대상지 포함 … 매각 수월해질 듯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 년째 팔리지 않고 있는 영종하늘도시 및 청라국제도시 내 공동주택용지와 단독주택용지의 매각이 수월할 전망이다.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라영종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팔리지 않은 주택용지 등을 대상으로 수요자로부터 매각 조건을 제안받아 판매하는 '고객제안 공급(CS+)'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LH가 검토하고 있는 '고객제안 공급'은 대금 납부 조건이나 매매예약제(계약 한 달 전 토지 매입을 예약할 수 있는 제도)·토지리턴제(매수자가 원할 경우 매입했던 땅을 계약금을 포함한 원금 전액을 돌려받고 되팔 수 있는 제도)의 조건 등을 제시하면, LH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낸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LH가 이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은 추첨으로 공급하는 토지 가운데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수의계약 공고가 난 뒤 3개월이 넘도록 팔리지 않은 공동주택용지와 블록형 단독주택용지, 연립주택용지, 도시지원시설용지 등이다.

이 제도가 본격 도입되면 인천에서는 영종하늘도시와 청라국제도시 내 땅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종하늘도시 내 공동주택용지는 전체 70필지 가운데 42필지가 매각이 안된 상태다. 단독주택용지도 전체 2736필지 가운데 1638필지가 현재까지 남아 있다.

이 곳 공동주택용지 등은 2007년까지만 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개발 붐을 타고 매각이 활발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공동주택용지를 매입한 일부 건설사들의 '해약 사태' 등으로 절반이 넘는 필지가 남아 있는 상태다.

청라국제도시는 그나마 몇 필지가 남아 있지 않다. 공동주택의 경우, 전체 45필지 가운데 현재 9필지만 남아 있고, 단독주택용지도 전체 1382필지 가운데 545필지가 팔리지 않았다.

LH 청라영종사업본부 관계자는 "아직 본사로부터 '고객제안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은 내려오지 않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되면 영종하늘도시와 청라국제도시 내 미매각 용지가 어느 정도 팔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LH는 대금 납부 조건이나 매매예약제, 토지리턴제 가운데 한 가지만 수요자로부터 조건을 제안받는 방식으로 '고객제안 공급 제도'를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치동 기자 air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