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며칠 전 지인이 추석을 맞아 사과를 선물로 받았다. 멍이 들고 짓물러 있는 사과를 발견했을 때 택배과정에 어떤 잘못이 있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택배로 농산물을 받아봤다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안전한 배송이 요구되는데 택배차량에 싣고 다니며 포개고 던지면 파손을 막을 방도가 없다. 비교적 단단한 사과나 참외도 멍들거나 깨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더구나 포도와 같이 껍질이 연약한 농산물은 마음을 놓고 택배로 거래하기 힘들다. 이런 경우 대부분 택배업체들은 포장 잘못으로 발생된 문제로 보상을 회피한다. 그러다보니 농산물을 판매한 농가들만 리콜과 보상에 시달리게 된다. 더구나 농산물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물론 농산물 소비부진으로 이어져 농업인들은 이중삼중의 고충을 겪는다. 지난해 국내택배업체 매출액이 3조5000억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규모에 걸맞게 농산물 택배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농산물 택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해소책으로 아예 농산물 전문택배회사 설립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요즘 농정당국과 농업계는 농산물유통단계 축소가 핫이슈다. 이참에 정부와 농업계가 나서서 농산물 전문택배회사 설립해 농산물 택배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면 농산물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