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선 인천보훈지청보상과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부딪히는 낯선 경험과 생경한 모습에 조국을 향한 마음이 더 커지는 것을 반영한 말일텐데요. 특히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면 교포들의 마음이 더 동하곤 한답니다.
세월호 침몰사태의 여파로 어느 해보다 암울했던 2014년 여름이지만, 전 아시아인의 축제인 아시안게임이 우리 인천에서 치러지는 이 시점에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세계 역사상 최초의 해외국민 참전인 재일학도의용군의 행적을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남다를 것입니다.

재일학도의용군! 6·25전쟁으로 조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렸다는 소식을 듣고 일본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교포 청년들이 극동지역사령관인 맥아더장군을 찾아가 청원하는 열성을 보였다고 합니다.
당시 대부분 대학생이었던 이 청년들은 건국 2년 밖에 되지 않은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로 싸웠던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조국이 전쟁의 화마에 휩싸였다고 해서 타국에 나와 있던 학생의 생활에 지장이 초래되는 것도 아닐 터이나 '망국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내 나라로 돌아왔고 단 1주일의 군사훈련 후 전선으로 향했던 것입니다.

철저한 계획과 천운이 따라줘 재일학도의용군이 함께한 인천상륙작전은 성공리에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3년 1개월을 지속했으며, 참전한 642명 중 52명이 전사하고 83명이 행방불명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제16묘역에는 지금까지도 재일학도의용군 전사자 쉰 두분이 영면에 계십니다만, 참 많이도 쓸쓸하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일본에 거주하다보니 찾는 일들이 많지 않아서겠지요.
고귀한 목숨으로 조국을 누란의 위기에서 구해낸 그들의 희생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의미에서도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