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살리기'·'보수표 집결' … 20% 부동층 극적 흡수
각종 선거 여론조사에서 박빙 양상을 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던 인천시장 선거의 당락은 20%가량의 부동층이 좌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갯속에 가려져 최대 변수로 떠올랐던 이 '숨은 표'가 올해 인천 지방선거의 높아진 투표율과 연결되며 예측불허 당선이라는 극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간의 여론조사에서 인천시장으로 누구를 뽑을지 정하지 못했거나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 비율이 항상 20%를 웃돌았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여파로 발생한 40대 '앵그리맘'과 최초로 도입된 사전투표제도 등 표심을 가를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포진해 있었다.

특히 인천에서는 유정복의 전 안행부장관이라는 출신이 세월호의 책임 소재와 맞물리며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강풍이 불었다.

송영길 역시 선거에 임박해 연달아 터진 측근 비리가 발목을 잡았다.

각자의 이런 악재들은 표심을 결정하지 못하는 부동층을 더욱 두텁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따라 시장 후보들도 하나같이 막판으로 갈수록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전략에 집중했다.

유정복은 인천의 부채 문제를 강조하며 "13조원 규모의 빚으로 인천시가 좌초 직전의 위기에 몰려 있고 이를 중앙정부 지원을 확보해 해결하겠다"고 위기 의식을 일깨웠다. 특히 송영길 시 정부의 비리를 캐내며 "다시는 공직사회의 무능과 안일이 발붙일 수 없는 인천시를 건설하겠다"며 "아직도 투표 할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한 번 더 사태를 수습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며 부동층을 붙들었다.

송영길측은 "부채가 작년부터 감소세로 바뀌었으며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유일한 장본인"이라고 호소하는 방식이었다.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투표로 심판해 달라"고 덧붙였다.

결국 20% 숨은표는 유정복을 향했다.

대다수의 선거 여론조사가 송영길의 승리를 점쳤던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림자표는 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유정복 당선자를 지지한 이들에게도 '박근혜 대통령 살리기'와 보수표 집결이라는 막판 뒷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