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투고 ▧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법질서 확립 일환으로 기초질서 위반이나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근절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국민은 "강력범죄 발생 등 중범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도 부족한데, 기초질서위반이나 교통법규범위반과 같은 경범죄근절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세계 경제의 중심 뉴욕의 예를 보면 1990년대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강력범죄가 발생하는 미국 최악의 범죄소굴이었다고 한다.

1994년 뉴욕 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는 범죄를 줄이기 위해 도시에 CCTV도 설치하고 범죄지역에 경찰력을 증원하는 노력을 보였으나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시민의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은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나중에 그 지역 일대가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L. 켈링의 '깨진 유리창 이론'에 착안했다.

그는 예술이라는 미명 하에 뉴욕지하철과 거리 벽면들이 온갖 그림과 지저분한 낙서로 도배·방치돼 있던 뉴욕의 낙서를 모두 없애버리기로 결심한다.

처음에는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받았던 이 낙서지우기는 결국 큰 효과를 보았다. 2년 뒤 중범죄가 50% 이상 줄어들었고, 이 프로젝트가 완료된 1999년에는 중범죄가 75%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처럼 중범죄를 줄이는 것은 강력한 경찰력이나 CCTV 같은 기술력만으로 될 수 없다. 뉴욕의 예처럼 낙서지우기 등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가져온다.

도로 주변을 보면 각종 홍보를 위한 불법 플래카드가 곳곳의 가로수와 전봇대 등에 붙어서 도시 미관을 저해한다.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을 방해하고, 도로의 정지선과 교차로 꼬리 물기 등 교통법규 위반 행위 등의 사례도 쉽게 볼 수 있다. 길거리에는 쓰레기가 무단 투기된 곳이 많다.

나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이러한 무질서를 줄이는 것이 '강력범죄까지도 예방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법질서 확립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해준다면, 이는 곧 아시안게임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는 인천이 전 세계에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국가 위상을 높일 기회라고 생각한다.

/김도현 인천지방경찰청 2기동대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