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힐링 자전거' 이용




몸을 움츠러 들게 했던 동장군이 물러가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기지개를 켜는 싱그럽고 완연한 봄이 찾아 왔다. 이와 함께 겨우내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먼지투성이 자전거를 깨워 몸과 마음을 싣고 달리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한강을 중심으로 자전거 도로가 시내 곳곳에 설치·운영돼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고, 전국 관광명소와 맛집을 자전거로 돌아 볼 수 있는 자전거길의 네트워크가 확산된다. 자전거는 문화와 건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힐링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도로교통공단의 지난 2013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자전거 교통사고는 1만3852건으로 2012년 1만2121건에 비해 약 14% 증가했다. 특히 사망자는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300여명으로 주로 차량과의 충돌로 인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남에 따라 사고 또한 증가하지만 안전상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제도나 장치 마련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안전한 자전거 타기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몇 가지 안전수칙을 알아보자.

첫째.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전에 도로 상태를 미리 파악한다. 출발하기 전 총 주행 시간을 체크하고 해당 지역의 교통환경을 철저히 점검해 구간마다 요철이나 맨홀 여부 등 노면 상황을 미리 안다면 사고의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둘째, 헬멧과 장갑 등 안전장비 착용은 필수다. 자전거 사고 사망자의 90%가 헬멧 미착용자라는 통계도 있는 만큼 헬멧 착용만으로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장갑 역시 낙상 시 손의 부상을 최소화한다. 그밖에 전조등과 후미등을 달고 상대방 눈에 잘 띄는 밝은 계통의 옷을 착용해야 한다.

주행 시 이어폰 사용은 절대 금지해 항상 눈과 귀를 열고 시야를 넓게 보는 습관도 들여야 한다. 셋째,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자.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된다. 신호를 위반하고 도로를 역주행하거나 음주운전을 하는 등 법규를 무시하면 사고 시 차량과 동일하게 처리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마지막으로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환자 상태를 확인한 후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신속히 119에 신고해 구급요청을 해야 한다. 당황하지 말고 부상자 위치(큰 건물 기준), 사건상황(부상자 수 등), 부상자 상태(의식과 출혈 등 구체적인 상황) 등을 침착하게신고하고,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적절한 응급처치법을 실행한다.

자신의 건강은 물론 자연환경까지 지켜주는 자전거 문화의 확산과 안전정착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내 자전거 안전수칙 표지판 등 자전거 도로 기반 시설을 정비해 사회적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자전거 이용 시민들은 안전장비 착용을 철저히 하고, 자전거에 대한 바른 인식으로 사고를 당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안전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요망한다.

/이용현 고양소방서 행신119안전센터장


● 외고 논조는 인천일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