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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F 1년-정부전략·외교력 부재…재원·녹색성장 먹구름
GCF 1년-정부전략·외교력 부재…재원·녹색성장 먹구름
  • 장지혜
  • 승인 2013.10.07 00:00
  • 수정 1970.01.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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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유치국가로 전락하는가 - 1) 프롤로그
   
▲ 박재완(전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난해 열린 녹색기후기금 GCF 사무국 유치 확정 기자회견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축사를 듣고 있다. /인천일보 자료사진

인천시민은 물론 온 국민을 들뜨게 했던 지난해 10월20일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송도 유치.

1년이 지난 지금, 환호와 기대는 사라지고 우려를 넘어 불길한 징후들이 계속 발견된다.

본보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대응전략과 외교력 부재로 GCF 본부국가로서 위상과 실리마저 잃을 위기에 놓인 현실을 4회에 걸쳐 집중 진단한다. /편집자

박근혜 정부의 GCF 대응전략 부재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자칫 알맹이가 빠진, 허명만 갖는 국제기구 사무국 유치국가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하는 성급한 우려마저 깊어지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서 정부 안에 GCF 관련 업무를 의욕적으로 밀고나갈 컨트롤타워가 사라져 버렸다.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실이 컨트롤타워로서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환경부 등 관련 부처와 인천시, 민간부문까지 참가시켜 GCF 관련업무를 조율하고, 대응전략과 외교전략을 수립해 속도감 있고 일사불란하게 밀고나갔던 이명박 정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GCF 관련업무를 총괄해야 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실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명박 정부 녹색성장의 최대 성과인 GCF 사무국 유치를 창조경제 부문에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컨트롤타워가 사라져버린 GCF 관련업무는 부처별로 알아서 챙기는 정도다.

GCF 사무국 송도 유치에 성공할 때 이사국을 설득하는 전략으로 활용했던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역할은 이미 손을 놓은 지 오래라는 지적이다.

본부 국가로서 유리한 국면을 활용하지 못해 GCF 외교무대에서 실리를 전혀 챙기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대응전략과 외교력 부재는 지난 6월 송도에서 열린 4차 이사회에서 있었던 초대 사무총장 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국 정부가 지지한 유럽의 N국가 이사가 낙선하고, 튀니지의 헬라 체크로흐(전 아프리카개발은행 에너지환경기후변화 국장)이 선출됐다.

불과 8개월 전인 2012년 10월 사무국 유치경쟁에서 개도국 표를 결집하고 선진국, 특히 일부 유럽국가까지 지지를 이끌어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던 독일 본을 누르고 송도가 승리했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일 정도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MB정부의 GCF 전문인력들이 빠져나갔다고 해도 이해를 할 수 없는 일이다.

정권 차원에서 표를 모으는 데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결과다.

초대 사무총장은 앞으로 새로 토대를 잡아갈 국제기구인 GCF에서 다른 기구 총장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중요한 자리다.

이런 자리에 40대 여성으로 범세계적 국제기구 근무 경험도 별로 없는 개도국 출신이 초대 사무총장에 오른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재원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GCF에서 자금을 공여할 선진국 출신이 아닌 개도국 출신이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상황에서 GCF 재원조성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결과로 흘러가버린 것이다.

6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5차 이사회에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결정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내려질 가능성을 높인다.

GCF 이행기구(혹은 실행기구)다.

GCF에 모인 기금을 실제로 집행할 측정·보고·검증(MRV) 시스템을 독립된 기구로 설치해 사무국과 별개로 두자는 주장은 벌써부터 있어 왔다.

문제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이 사무국이 위치한 송도가 아닌 별도 장소에 이행기구를 설치하자는 주장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독일 본이나 스위스 제너바 등이 이 군침나는 먹잇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런 방향으로 결론이 나면 GCF사무국 핵심 업무가 송도 사무국에서 떨어져 나가 유럽으로 가버릴 공산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걱정한다.

기후변화 전문가인 김호석(44)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GCF 사무국이 송도에 있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원했던 송도경제자유구역의 발전과 금융산업의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게 있다면 그에 필요한 일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정부가 접근할 전략방향은 GCF의 활성화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장지혜·박진영기자 jjh@i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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