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정국전망
친박 중심·과반의석 바탕 정책실현 … 비노 세력 창당 움직임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자가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박 당선자는 정국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게 됐다.

이명박 정부의 낮은 지지도 등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재창출해 '선거의 여왕'이라는 신화적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 내에서는 이미 대선을 거치면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를 가리지 않고 박 당선자로 결집됐다.

하지만 박 당선자를 정치적 곤경 속에서도 끝까지 지켜온 친박계의 부상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친박계 가신 그룹을 중심으로 새누리당 전체를 아우르는 협력구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의석이라는 장점까지 결합할 경우 새 정부 힘 실어주기와 박 후보의 정책공약 실현을 위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선거에 패배한 민주통합당은 거센 쇄신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를 했던 안철수 전 후보와 비노(비노무현) 세력을 중심으로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 전 후보가 독자행보를 택할 경우, 친노를 제외한 상당수 인사들이 분당의 길을 선택하는 것을 넘어 진보 진영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문 후보를 앞세워 이번 대선 승리를 기반으로 '화려한 부활'을 꿈꿨던 당내 친노(친노무현) 세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 민주계와 김근태계, 시민사회계 등 비주류 측도 친노 세력에게 등을 돌려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일부 비노 세력의 이탈이 있을 순 있어도 민주당이 완전히 와해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문 후보는 일정 기간 휴식기를 가진 뒤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에 매진하면서 훗날을 기약할 전망이다.

여야 관계는 박빙의 선거전의 후유증으로 인해 대선 직후부터 극심한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기세 싸움을 준비하는데 비해 선거에 패배한 민주당은 새 정부의 힘을 빼기위해 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는 27~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인 내년도 예산안이 여야 간 대결의 첫 시작이 될 전망이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지만 각 당에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예산을 반영하기 위해 충돌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유통산업발전법 등 여야 간 이견 탓에 처리가 지연된 경제민주화법안을 놓고도 마찰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번 선거가 '보수' 대 '진보'의 극단적 대립으로 치러졌다는 점도 양 진영 간 마찰을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양쪽은 선거 기간 내내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해 무수한 비난전과 고소·고발전을 벌인 만큼 쉽사리 '상처'를 봉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진보 쪽으로 결집해 문 후보에 투표한 유권자들을 어떻게 대통합의 그릇에 담아내느냐가 박근혜 당선자와 새 정부가 고심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선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