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1시 송도 앞바다. 황해국제요트대회에 참가하는 수십척의 요트들이 일제히 돛을 펼쳤다.

내양경기(인쇼어 레이스) 시작 시점까지는 1시간쯤 남은 시간. 요트들은 잇따라 물살을 가르며 바다로 나아갔다. 방금까지 공기를 꽉 매우던 열기들은 바다를 넘자 이내 사라졌다.

대회 경기위원회가 내양경기를 위한 부표를 설치하는 동안 요트들은 바다 위에서 자유로운 '유영'을 시작했다.

요트는 바람으로 움직인다. 바람을 자유롭게 다루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단결된 움직임이 필요하다.

한국의 '해마루'호 위에서 스키퍼(선장)의 외침이 울려퍼졌다. 왼켠에 앉아있던 선원들이 일제히 일어나 오른편으로 이동했고, 배는 바다 위를 수 놓는 물거품을 일으키며 서서히 방향을 바꿨다. 바람은 돛을 끊어질 듯 팽팽히 당겨 요트를 달리게 했다.

13m가 넘는 길이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엘레나'호는 참가 요트 가운데 가장 화려한 은빛 자태를 자랑했다. 엘레나호 선원들이 일제히 돛을 옮기고 로프를 묶으며 한몸처럼 움직이자 요트는 진로방향을 좌우로 옮기기 시작했다.

한국, 캐나다, 미국 3개국 연합팀 '엘더러 스턴' 소속 선원들은 모두 상의를 벗고 대회에 참가했다. 6명의 선원들이 '택킹'을 위해 돛을 풀자 그을린 구릿빛 피부가 햇빛에 반짝였다. 중국의 '웨이하이 아이비'호는 특유의 붉은 빛으로 바다 위를 수 놓았다.

대회 운영선인 '코리아나'호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자 요트들은 일제히 모여들었다. 경기 시작을 위해서다. 코리아나호에서 '뿌'하는 경적소리가 울려 퍼지자 요트들은 쏜살같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1300㎞의 대장정이 막 시작됐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