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돔스크린'한국관'생생한 바다체험
형형색색 조명·레이저쇼 등 관객 볼거리 다채
   
▲ 매일 밤 9시30분이 되면 알파벳'O'의 모습을 하고 있는 빅오에서 멀티미디어쇼가 펼쳐진다. 박람회 공연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한 빅오쇼는 분수, 레이저, 불꽃 등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 .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올해 초 많은 인기를 얻었던 한 대중음악 그룹의 노래 중 일부다. 매년 우리나라의 유서 깊은 유적지를 찾아 떠나는 새얼역사기행단이 올해에는 이 여수거리와 바다를 걸었다. 90여일동안 바다와 연안을 주제로 400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8천회의 공연을 선보이는 여수세계박람회를 찾은 것이다.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론리플래닛이 발표한 '2012년 꼭 해야 할 10가지' 중 하나로 꼽힌 여수박람회, 120명의 기행단과 미리 둘러보자.

▲첨단 영상기술의 향연
새얼문화재단 역사기행단이 도착한 지난 17일, 여수는 축제 그 자체였다.

거리에는 박람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행사장을 오가는 버스는 물론 일반 택시와 버스들도 박람회를 소개하는 광고를 내걸었다.

바닷가 끝에 자리 잡은 박람회장에 들어서면 축제분위기는 절정에 달한다.

바다 위를 유영하는 미끈한 향유고래가 연상되는 곡선 형태로 지어진 주제관을 비롯해 각자 독특한 외관을 뽐내는 전시관을 배경으로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거리공연은 관람객의 흥을 돋운다.

기행단은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하기도 전에 탄성을 내질렀다.

박람회장 가운데에 위치한 대형 LED 화면 '엑스포디지털갤러리'가 눈길을 끈다.

가로218m, 세로 30m의 지붕형태로 설치된 LED화면은 무려 60인치 텔레비전을 6천324대를 설치한 크기다.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줌은 물론 화면을 헤엄치는 각종 해양 생물과 '심청전', '인어이야기' 등 이야기를 보여준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을 전송하면 거대한 혹등고래를 구성하는 사진 중 하나로 등록될 수 있다.

이번 박람회의 주제를 함축해 보여주는 핵심전시관은 '주제관'이다.

행사장으로부터 길게 난 다리를 건너야 하는 주제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바다위에 지어진 전시관이다.

이곳에선 온갖 쓰레기와 오염물질로 시름하고 있는 바다의 위기를 보여주며 바다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특히 어린 듀공과 한 소년이 나누는 교감은 바다와 인간이 공존하고 상생하는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 영상 관람이 끝나면 스크린 영상으로 나타난 듀공이 관객과 직접 대화를 하며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한국의 바다를 주제로 한 '한국관'에 가면 여수박람회가 자랑하는 또 한 가지, 돔 스크린을 만나볼 수 있다.
동그란 돌로 이뤄진 몽돌해변, 염전 등 갯가의 생업현장,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 등 아름다운 우리나라 바다를 감상한 뒤 제2전시관을 찾으면 세계 최대 규모인 높이 15m, 지름 30m의 돔 스크린이 나타난다.

허리높이부터 시작되는 거대한 스크린에 압도돼 감탄사를 연신 내뱉다 보면 영상이 시작된다.

문어, 가오리, 고래 등 온갖 해양 동물이 가득 찬 돔 스크린은 관객들로 하여금 바닷가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끼게 한다.
 

   
▲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대표적인 전시관이 주제관(왼쪽)은 육지쪽에서 바라볼 때 향유고래의 형태로 건립됐다. 이 곳에선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5대 해안인 팔라우, 골스코스트, 산토리니 등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빅오'에선 각종 해상쇼가 펼쳐진다.


▲눈과 귀, 온 몸으로 즐기는 박람회
화려한 최첨단 영상을 즐긴 뒤 기행단은 특별한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람회장에서 가장 높은 곳인 스카이 타워는 더 이상 활용되지 않던 시멘트 저장고를 예술적 공간으로 재활용한 건축물이다.

투명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면 행사장 전경과 여수시내, 오동도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래서 일까 유독 긴 줄이 늘어서 있다. 하지만 시원한 전망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순간 어디에선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흘러나온다. 기다림에 지쳐 있던 관객들이 대화를 중단한 채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귀를 기울인다.

음악은 건축물 외벽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건축물 외벽에 뱃고동 파이프 80개로 구성·설치된 이 오르간은 박람회 참가국의 국가와 가곡 등을 연주한다.

최대 음향 138.4db로 월드기네스에 인증된 세계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오르간이다.

아름다운 오르간 소리를 듣고 전망대에 올라 시원한 바다를 보고 내려오면 바닷물을 담수화해 식수로 만든 물도 맛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구경이라도 한여름과 같은 날씨에 전시관을 돌아보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박람회장엔 이런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전시관도 있다.

기후환경관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인류가 당면한 기후 변화 문제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사라지고 해수면이 높아짐과 동시에 각종 기상이변 현상이 나타나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에 민감한 북극의 환경을 체험하는 극빙하 체험실에선 영하10도의 겨울 날씨를 경험한다.

눈과 귀, 촉감 등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체험 전시실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에너지파크'는 약 700가구에 동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태양광 에너지 생산 시설을 통해 미로게임, 자전거 물대포, 재활용 로켓 등 체험시설이 조성돼 있다.

4D 시뮬레이션을 통해 2천톤 급 배에 승선하는 경험을 하는 '원양어업체험장'에선 참치 조업과정을 체험하고 냉동·통조림 참치의 제조과정도 볼 수 있다.

연안어업체험장에선 양식장 체험이 가능해 굴, 홍합, 전복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어둠과 조명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세계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여수박람회에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각 전시관들은 형형색색의 조명들로 화려함과 신비함을 뽐낸다. 까만 어둠 속에서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 역시 한층 운치를 더한다.

바닷가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다 보면 하루 중 가장 화려한 볼거리가 시작된다.

주제관 앞에 설치된 '빅오(BIG O)'쇼다.

무게만 4천톤인 거대한 알파벳 'O' 모양의 이 구조물에선 해상분수쇼, 홀로그램 영상을 자연에 투과한 레이저 쇼 등이 시작된다.

매일 저녁 9시30분부터 약 30분간 펼쳐지는 빅오쇼는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불꽃이 나오는 듯싶더니 화려한 레이저로 반짝이고 다시 수십 개의 분수들이 뿜어져 나온다. 이어 워터 스크린과 함께 홀로그램 영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수=글·사진 심영주기자 yjsh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