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격차 초월한 두 남자의 감동 실화
   
 


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은 유럽에서 관객 2천100만 명을 무장해제시킨 코믹감동실화다.

불의의 사고로 24시간 내내 돌봐주는 손길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전신불구의 상위 1% 백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 어느 날 우연히, 가진 것이라곤 건강한 신체가 전부인 하위 1% 무일푼 백수 드리스(오마 사이)를 만나게 된다. 거침없이 자유로운 성격의 드리스에게 호기심을 느낀 필립은 그에게 특별한 내기를 제안한다.

바로 2주 동안 필립의 손발이 되어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자신을 간호하며 버틸 수 있는지 시험해보겠다는 것. 참을성이라곤 눈꼽 만큼도 찾아 볼 수 없던 드리스는 오기가 발동해 엉겁결에 내기를 수락한다. 2주간의 내기로 시작된 두 남자의 동거. 풋 크림을 샴푸로 착각하고 머리를 감기거나, 필립의 식사를 돕는 도중 여자에게 한눈을 팔아 엉뚱한 곳에 음식을 들이대는 등 두 남자의 좌충우돌 동거 생활이 시작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립은 자신을 장애인으로 생각지 않고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대해주는 드리스에게 깊은 호감을 느끼며 둘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또 조금씩 서로를 닮아가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행복함을 느끼게 되는 두 사람.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드리스의 신분과 가정환경, 전과기록을 이유로 두 사람의 사이를 걱정하고 불안해하기 시작하는데…

현대 사회에 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평등하다. 하지만 부에 따른 신분격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언터처블>의 주인공인 필립과 드리스는 이러한 암묵적인 신분격차를 가정했을 때, 가장 큰 격차를 지닌 사람들이다.

최고급 자동차가 6대인 상류층 귀족 필립과 부양할 동생이 6명인 빈민촌 출신 드리스는 말 그대로 딴 세상 사람들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신분차이가 단순히 빈부의 차이로만 정의 내릴 수는 없다. 백인과 흑인이라는 명백한 피부색의 차이뿐만 아니라, 불편한 몸 때문에 '자유'를 구속당할 수 밖에 없는 필립과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자유분방한 드리스의 성격도 '하늘과 땅 차이' 이기 때문.

즉, 두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정렬할지라도 극과 극, 가장 반대편에 존재하는 다른 부류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서로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영화는 시종일관 따스한 감동과 유쾌한 웃음으로 버무린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얼굴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고, 대사만 들어도 행복해지는 분위기는 마치 <세 얼간이>에서 느꼈던 유쾌함과 비슷하고, 그 유쾌함이 빚어낸 따뜻한 감동은 <완득이>에서 느꼈던 훈훈함과 많이 닮아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극과 극의 신분을 가진 두 남자가 펼치는 가슴 따뜻한 우정 스토리가 실화라는 사실이다.

영화 속 상위 1% 귀족남 필립은 실제로도 프랑스 귀족사회의 최상류층이자, 정계에서도 영향력이 높은 샴페인 회사 사장인 '필립 포조 디 보고'이며 드리스 역할의 실제 주인공 또한 빈민촌 출신의 청년 '애브델'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두 사람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는 영화보다 TV 다큐멘터리로 먼저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되기도 했다. 절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두 남자의 기적과도 같은 만남, 그리고 드라마틱한 우정을 만들어 나가는 에피소드들은 실제의 사연과 어우러져 그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유쾌한 감동을 선사한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And Fire)'의 음악도 시작부터 관객들을 스크린 속으로 끌어들이는 마력을 갖고 있다.

/조혁신기자 choh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