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사업소 가는 길(7)

그런데 기거이 뭐 잘못되었는가? 라체오락을 하다가 들키면 감옥소에 투옥되어 10여년씩 옥살이를 하여야 되지 않는가. 또 옥살이를 끝마치고 나와도 계속적인 감시와 통제를 받으며 일반 사민들과 같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데 왜 그런 위험한 짓을 하여야 한단 말인가?

 곽인구 하사는 바쁘게 운전대를 돌려대며서도 마음속으로는 세차게 도리질을 해댔다.

 난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야. 공산주의도덕 어느 구석을 찾아봐도 그런 것을 못했다고 흉이 된다는 말은 없어. 아냐, 나와 같은 처지에서 전연생활을 하고 있는 사관들이나 전사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라체오락을 해보지 못한 그것이 흉이 된다는 동무는 한 사람도 없을 거야….

 그런데 나보다 9년이나 사관생활을 더한 사관장은 와 뚱딴지 같이 그런 것을 물어볼까?… 지난해 여름밤, 여군들이 냇가에서 가슴띠(브래지어)도 풀어 제치고 멱감는 것을 보고 얼굴을 붉혔던 내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기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었던가? 여군 동무들이 서로 물 속에 먼저 들어가겠다고 뽀얀 앗짜(여자의 젖가슴)와 하드짝(여자의 엉덩이)을 들러내놓고 강가에서 철버덩거리다 나에게 벗은 알몸을 보여주고 말았는데 기거이 무어 잘못되었다는 말인가?

 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 그때는 내가 에미나이의 벗은 알몸을 보려고 다가간 것이 아니라 여군 중대장이 불러서 다가가다 멱감고 걸어나오는 여군들의 앗짜(유방)와 옹고지(여자의 성기)까지 엉겁결에 한 번 본 것뿐이야. 그건 절대로 잘못이 될 수가 없어….

 그건 내가 훔쳐본 것이 아니고 여군 에미나이들이 조심성 없이 벌거벗고 설치다 벗은 앗짜와 옹고지를 나에게 보여준 것뿐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날 왜 그렇게 얼굴이 붉어지고 바지 속의 꼬투리는 포장을 치고 있었을까? 그때의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꼬투리는 왜 여자 이야기만 하면 번쩍 대가리를 곤두세울까? 다른 동무들도 그럴까? 오늘 같은 날은 좀 잠잠히 있으면 좋으려만 사관장이 『라체오락 해 봤어?』하고 묻는 그 한 마디에 벌떡 성을 내면서 계속 말뚝처럼 서 있는 것이었다.

 인구는 괴로웠다. 구불구불하게 굽은 산골 내리막길을 달려가고 있는데 꼬투리가 계속 빳빳하게 성을 내고 있으니까 운전하기도 되게 불편했다.

 사관(士官)이 라체오락을 하다가 붙잡히게 되면 엄중 문책을 받는다. 빨리 잊자. 그건 위험한 짓이다. 그런데 내 머리통은 그런 생각만 날까? 그 벌거벗은 여군 에미나이들 때문일까?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여군들의 뽀얀 앗짜와 하드짝, 그리고 거무티티한 옹고지의 잔영을 애써 지우며 인구는 해발 765미터의 봉화산 계곡을 돌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