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에 인색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비판이 상대방을 성장시켜 준다는 생각하거나 그저 미워서 비난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듣기 좋은 말이 상대를 나태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칭찬을 아낀다.

칭찬받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다못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나올 정도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작은 칭찬으로 성공의 열쇠를 삼거나 인생 역전의 계기를 마련한 인물들의 사례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의상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은 이름 모를 어떤 부인이 자신이 만든 옷이 멋있다며 그 분야에 소질이 있다고 칭찬한 말에 용기를 얻어 힘든 시절을 딛고 유명디자이너가 되었다.

친절함 역시 마찬가지이다. 상대를 무의식적으로 배려하는 작은 미소와 인사 정도만으로도 상대는 기분이 좋아진다.

공자는 논어에서 친절함을 '자연스러운 예(禮)'라고 가르치고 있다.

내게도 작은 친절이 아직까지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된 일이 있다. 시청 근처로 이사를 와서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하게 되었다.

시각장애인인 나 혼자서 흰 지팡이를 짚고 오가는 길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겨우 방향이 같은 선생님과 함께 다니던 어느 날 그 분과 약속시간이 어긋나 잠시 당황한 일이 있다. 마침 벽에 부딪혀서 어디로 가야할지 우왕좌왕하는데 역에 근무하는 젊은 직원 한 분이 다가와 친절하게 물었다.

팔을 내밀며 자신을 잡으라고 한 그는 자연스럽게 말을 걸면서 내가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가 당연한 업무를 했는지 아니면 친절을 베푼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앞을 볼 수 없는 내 입장에서는 마치 어둠 속에 만난 등불과 같은 고마움을 느꼈다.

그 일 이후로 관리실에 택배를 찾으러 갈 때 음료수나 간식을 들고 가서 고맙다고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나의 작은 친절에 그 분들이 몇 배로 더 고마워할 때면 부끄러울 만치 기분이 좋아진다.

돈 안 들이고 친절할 수 있는 일들이 아주 많다. 전화상담원과 통화를 하거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난 후 보내는 인사 한 마디, 거리 청소 중인 미화원에게 보내는 고마움의 미소 한 번 등 다 쓰기 어려울 만치 다양하다.

누군가 나에게 친절하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작은 친절을 베풀어 보자. 삶 속 놓치고 있던 작은 행복들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 것이라고 확신한다.

/박한욱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