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흐르는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0여 년이 흘러 정년퇴임을 했다.

퇴임할 때는 나름대로 뜻있고 유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막상 학교를 떠나고 보니 현직에 있을 때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후회되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퇴직을 한다는 것 자체는 아쉬움보다 그동안 갖지 못했던 여유로움과 새로운 시작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늙어 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며, '잘 늙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늙기'위해서는 초·중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노년을 어떻게 보내는 가'가 큰 영향을 준다.

인생이란 어느 시점에서 반드시 거듭남이 요청된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특히 퇴임하게 되는 시기는 '그동안 익숙했던 것에서 벗어나기'가 필요하다.

퇴임은 인생의 후반전이요, 또 한 번의 장애물이자 도전이다. 노년의 재산은 돈이 아니고 건강함이고, 노년의 아름다움은 주름살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근심이 없는 것이다.

또한 노년의 여유로움은 재물이 많음이 아니라 좋은 친구가 많은 것이라고 한다.

나 역시 요즘은 무엇이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 꿈을 이루는 보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퇴임을 앞둔 후배 공무원들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동료와 잘 지내십시오. 동료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시간은 정말 소중합니다.

퇴직 인생 설계도를 그려 두십시오, 그리고 건강을 위해 운동 하나쯤은 꼭 익혀 두십시오.

움츠리지 말고 날개를 펼치십시오. 여러분은 젊은이들이 가지지 못한 삶의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집을 버리고 사회변화에 적응하도록 온 힘을 다하십시오. 신문 읽기, 독서하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폭넓은 교양을 쌓는다면 절대 무시당하지 않습니다.

또 각종 친목회나 봉사활동, 다양한 일거리를 찾아 여러 사람과 자주 접촉하여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며 즐겁게 지내십시오.

아울러 우리들이 지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一日一善, 一日十面, 一日百書, 一日千讀, 一日萬步를 실천하여 뜻있고 유익한 나날이 되길 바랍니다.

퇴직은 인생의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 도전의 시작입니다.

/노재열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