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시작되는 이맘때가 되면 각종 모임으로 몸과 마음이 바쁘다.
모처럼의 만남으로 반갑고 기쁘다 보니 술잔도 부딪히며 우정과 단합을 과시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그러다가 술이 한두 잔 들어가다 보면 자제력을 잃게 되어 말과 행동으로 실수를 범하기 쉽다.
알코올 때문에 이성적 판단력이 흐려져 참석한 여성들에게 성적 비하 발언이나 성희롱 발언으로 심각한 사태로 맞이하기도 한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어는 엄연한 범죄로 분위기 전환을 위한 '유머'쯤으로 가볍게 여겨서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평생 일구어온 명예를 한순간의 실언으로 모두 잃기도 한다. 사회적 지도자나 정치인, 공직자들은 정치적 생명을 위협을 받거나 공직에서 물러나기까지 한다.
화(禍)는 가볍게 생각한 세 치 혀에서 시작된다는 옛말이 있다.
중국 송나라 때의 책 '태평어람'에 나오는 말 중에 "구시입화문(口是入禍門) 설시참신도(舌始斬身刀)"란 말이다.
화는 입을 통해 시작되고 혀가 칼이 돼 나를 해친다는 말로 사람은 항시 세 치 혀 놀림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람에게는 눈이 둘이고 귀도 둘이지만 입은 하나다.
두 번 보고 두 번 듣고 한 번 말하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말을 하기 전 세 번 생각하라(三思一言)는 선각자들의 충고는 시대를 불문하는 진리인가 보다.
이제는 성적 편견도 사라져야 한다.
아니 벌써 사라졌어야 했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도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으며 서로 간의 역할과 존재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사회적 가치관이 중심이 돼야 한다.
성별과 관계없이 적성과 희망에 따라 여성도 군인이나 경찰, 엔지니어와 같은 위험하고 힘든 직업을 선택하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양성평등교육(Gender equality)'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며 사회적으로도 성적 역할을 구분하는 벽이 허물어져 가고 있다.
새해에는 우리 사회에서 마음을 아프게 하는 언어폭력은 사라지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용기를 주는 말들이 더욱 더 많이 사용되기를 바란다.
바르고 아름다운 언어 사용으로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희망찬 새해가 되길 기대한다.


/김정렬 용유중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