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인천공장'생태계 보전·자원절약'일거양득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폐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입니다." 최근 들어 원유와 곡물을 비롯해 철광석과 석탄, 철스크랩(고철)등 자원재활용의 필요성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광물의 채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각종 생태계 파괴 행위까지 감안한다면 자원재활용이야말로 생태계 보전과 자원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설립 당시부터 철스크랩을 재활용하는 업체로 시작해 세계 제2위의 전기로제강업체로 성장한 현대제철, 그 가운데서도 자원재활용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고 있는 인천공장을 방문했다.

◆현대제철의 오늘을

   
▲ 인천북항에 위치한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사진제공=현대제철

가능케 한 태동지
현대제철은 인천과 경북 포항, 충남 당진 등 3개 지역에 공장을 두고 연간 1천100만톤 규모의 철스크랩을 재활용, 철근과 H형강 등의 건설자재를 포함해 조선용 형강, 열연강판 등 다양한 철강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는 국내 굴지의 철강업체이다.
이 가운데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지난 1953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유일한 자원이었던 철스크랩을 활용하기 위해 대한중공업공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철강업체로 현재의 현대제철을 가능하게 한 태동지.
인천시 동구 송현동에 위치해 있으며 92만㎡의 부지위에 6기의 전기로와 7개의 압연 및 제품공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철근과 형강, 주단강,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등 연간 430만톤 규모의 제품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철스크랩에 새생명을 … ' 친환경 경영
하지만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이러한 최장수 철강업체라는 명예보다 57년간 줄곧 버려진 자원인 철스크랩을 재활용해 철근, H형강 등 건설자재를 생산·공급함으로써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졌다는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철은 한 번 사용하고 나면 효용가치가 다하는 다른 건축자재와는 달리 수명을 다하고 나면 철스크랩으로 회수되어 90% 이상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재생산된 철도 수명을 다하면 다시 철스크랩으로 회수되는데, 한 번 생산된 철 1톤은 '생산 → 소비 → 회수 → 재생산'의 과정을 40여 차례 이상 반복하며 누적 사용량이 10톤을 넘게 된다. 사용 후 40여 차례의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흔 번의 녹슬지 않는 생명력을 지닌 자원이라 불릴만하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이처럼 원료 자체가 갖는 친환경성뿐만 아니라 철강제품의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공업용수로 100% 폐수를 재처리해 사용하고 제강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슬래그를 도로포장용 골재로 활용하는 등 공정 곳곳에 다양한 친환경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특히 2002년 75억원을 투자해 연간 500만톤의 공업용수 정화설비를 갖추고 가좌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물을 재처리해 사용하고 있는데, 500만톤의 물은 인천시민 9만명이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이러한 하수 재활용 과정에서 현대제철은 연간 34억원의 원가를 절감하고 있으며, 이 설비의 가동으로 과거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인근 고지대 주민들이 상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는 등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게 되었다.
또한 제강과정에서 발생되는 슬래그(Slag)를 잘게 부수어 100% 도로용 골재로 재활용하고 있다.
현대제철에서 재활용되는 슬래그는 연간 150만톤으로 20평 아파트를 짓는데 약 54톤의 골재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매년 2만8천 가구의 아파트를 짓는데 소요되는 골재소요량의 대체가 가능하다.
골재 자원이 산림 파괴를 통해 생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슬래그를 골재 대체재로 사용한다는 것은 그 만큼의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폐자원인 철스크랩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점, 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공업용수를 폐수를 정화해 사용하고 있는 점, 부산물인 슬래그를 골재 대체재로 사용하고 있는 점 등을 통해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김신호기자 shk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