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567 )
특정한 사물로써 사상이나 감정을 대신해 나타내는 것을 상징(象徵)이라 한다. '평화'를 갈망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하여 '비둘기'를 그려 보이는 따위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물로는 태극기와 무궁화를 들 수 있다.

인천에도 상징물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인천부 문장(紋章)'이라 하여 '인(仁)' 자를 저들의 국화인 벚꽃 형태로 도안한 것을 강요했으나 우리 정서와는 거리가 멀었다. 광복 후 최초의 상징물은 1965년에 정했다.

둥근 '휘장(徽章)' 이었는데, 전체 외각은 항구 도시임을 나타내는 선박의 키[舵]를, 그 안쪽에는 무궁화와 공업도시를 의미하는 톱니바퀴, 오대양을 뜻하는 오각형, 그리고 최중심부에는 한글 '인' 자의 'o'을 배치했다.

인천시는 크롬으로 도금을 한 철제 휘장을 시를 방문하는 국내외 인사들이나 외국 선박 등에 기증하였고, 이를 좀더 간소화 한 약장(略章)은 시기(市旗), 상장, 모표, 서류의 압인(壓印), 비품의 소인(燒印) 등에 사용하였다.

시의 상징물이 보다 구체적인 사물로 정해진 것은 그 후의 일이다. 어떤 절차를 거쳐 확정한 것인지는 모르나 서양의 상투적 상징물인 '장미'가 시화로 쓰이기 시작해 1983년에 발행한 개항100년사에 이미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장미'에서는 뚜렷한 상징성을 읽을 수가 없다. 시가 열려는 '장미축제'가 공허하게 들리는 근본 이유다. 차제에 시화를 '하와이무궁화'로 바꾸면 어떨까? 선대 인천인들이 하와이에 이민 가 그곳 무궁화로 시름을 달래며 꽃을 피운 절절한 애국심·애향심이야말로 진정한 인천의 정체성이라는 생각에서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