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식재료·저렴한 가격 자랑
꽃등심에 얼큰 된장국 '상상초월'
소고기 하면 떠오르는 것은 선홍빛깔 고깃살과 핏줄처럼 퍼져있는 마블링이다. 마블링이 가득한 1+등급 소고기를 참숯불로 구워 입속으로 넣으면 혀끝에 느껴지는 육즙, 살살 녹는다. 여기에 참숯불로 끓인 얼큰한 뚝배기 된장국 한 숟가락을 더하면 고기 맛은 그야말로 환상.

진달래가 피고 오후 되면 따뜻한 햇살에 식곤증이 고개를 떨어뜨리게 하는 나른한 요즘, 소고기 한 점 맛보고 컨디션을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가격은 일단 접어두자.
가격 타파로 '박리다매(薄利多賣)'해 비싼 가격에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그 곳.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위치한 'OK 정육식당'에서 한상 떡벌어지게 차려놓고 있다.
그 곳에서 꽃등심 한번 배부르게 마음껏 먹어보자.
이곳 'OK 정육식당'은 수원에서 내로라하는 소고깃집이 밀집한 동수원사거리에 자리했다. 문을 연지 2년이 채 안되고, 유명세가 하늘을 찌르는 다른 소고깃집 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이집 단골들의 고기맛 자평은 다른 소고깃집을 능가한다.
알만한 연예인들 또한 이 집 고기 맛을 본 뒤에는 어김없이 단골이 돼 이곳을 다시 찾는다.
여기에 이 집의 가장 장점중 하나인 저렴한 가격은 단골들을 두 번 행복하게 한다. 실제로 이 집의 소고기 값은 인근 유명세 집의 약 3분의 1 수준.
여기에 최상급 참숯을 사용, 가격 부담 없이 최고급 소고기를 참숯에 구워먹다보면 어느새 단골이 돼 있다.
더욱 특이한 것은 이 집 주인인 조경득(56)사장의 '고집'이다. 남들 장사치는 싼만큼 외국산 소고기 등을 손님상에 민망하게 내놓지만 이 집은 다르다.
혹, 이 집에서 '싸게 파네, 2등급 이하 고기 아니냐'고 물었다가는 고기 맛도 채 느끼지 못하고 쫓겨 날 수도 있다. 간혹 쫓겨나는 것을 피할 수 있으나 자리에서 일어나 갓 들어온 고기 모두의 원산지와 등급을 확인해야 하는 수고는 피할 수 없다. 그 것이 조 사장의 고집이요, 정직함이다.
싼 값에 판다고 질 떨어지는 고기를 절대 손님상에 올리지 않는다. 가장 품질이 우수한 고기만 고집해 손님상에 올린다.
더욱이 이집 주인장을 믿을 수 있는 것은 유명세가 꽤 대단한 수원의 맛집인 인근 2천900원짜리 선지해장국집이 그의 모태라는 사실.
하루 24시간 500여그릇을 파는 그 곳은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집, 밥을 마음대로 퍼 먹을 수 있는집, 맛좋은 집으로 잘 알려져 있고 그의 정직함이 그대로 평가되는 맛집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집의 대표 고기는 뭘까.
이 집 주인장이 자신 있게 손님상에 추천하는 메뉴는 단연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하는 '꽃등심'이다.
일부 유명세 있는 소고깃집에서는 거세육을 쓰나 이집은 거세육을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한우 만을 고집한다. 소금을 찍어 먹지 않아도 소고기 맛을 그대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이 집 소고기 맛은 한마디로 조금 간이 밴 듯하다. 여기에 소한마리에서 소량만 나오는 치마살로 만든 육회의 맛도 일품이다. 입속에 한 젓가락 넣으면 살살 녹아내릴 정도다. 계란 노른자도 필요 없다. 되레 맛을 망쳐, 주인장에게 노른자 달라고 이야기를 했다가 되레 욕이나 한마디 듣는다. 이 집에서 육회맛을 보면 웬만한 육회는 입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다.
또 하나의 별미는 2천900원짜리 선지해장국집을 대박 집으로 이끈 비장의 무기로 만드는 얼큰 된장국도 있다. 시원하면서도, 집된장의 깊은 맛, 먹어본 사람만이 그 맛을 느낄 수 있고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다.
이뿐인가,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손님들을 위해 이집 주인장은 최고 품질의 돼지고기를 준비한다. '동충하초'를 먹고 자란 돼지고기가 이 집의 자랑이기도 하다.
개나리 꽃이 만발한 봄날 이 집에서 맛본 꽃등심은 인근 유명세가 대단한 고깃집들과 경쟁이 가능했고 돼지고기를 맛본 후 느낌은 소고기 먹는 듯 했다. /글=김영래기자 blog.itimes.co.kr/yrk
/사진=김철빈기자 (블로그)nar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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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자신 … 한번 온 손님 단골로"

INTERVIEW 조경득 사장


"남는 건 없어도 손님이 '잘 먹었다' 할땐 기분이 좋아, 하지만 간혹 '외국산 아니냐', '1+등급이 아닌것 같다'는 등 괜한 소리하는 손님을 보면 팔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나지…."
시골 동네 삼촌, 형님 같은 이목구비에 말투, 걸걸한 목소리를 구사하는 조경득(56)사장은 전자의 말을 듣고 싶어하는 맛장수 였다.
그 말을 들을 정도의 정직함도 몸에 배어 있었고 자신감도 대단했다. 손님상에 오르는 고기의 품질에 자신했다.
"인근 고기 집에 3분의 1가격으로 남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적게 남아도 많이 팔면 망하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그 예로 OK 정육식당의 모태인 수원 팔달구 인계동 '24시 선지해장국'의 이야기를 꺼냈다.
조 사장은 "음식업에 뛰어들기전, 농수산물시장에서 일할 당시 서울에서 2천500원짜리 선지해장국을 팔면서 매일 많은 양의 신선한 야채를 서울에서 수원까지 사러오는 한 단골손님을 보면서 아! 좋은 음식을 내놓기 위해서는 재료가 좋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 후 음식업에 뛰어들어 그 정직함을 접목시켰다.
결국 그 정직함은 33㎡(10여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하루 500여 그릇의 해장국을 파는 수원의 맛장수로 발전시켰고 제2의 매장인 'OK 정육식당'을 탄생시켰다.
이후 OK 정육식당 운영방침에 해장국집의 정직함을 그대로 접목시켰다. 최고 품질의 고기를 사용, 손님상에 내놓으면 장사가 잘 될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믿음은 맞아 떨어졌고, 지금은 유명세가 있는 고깃집이 부럽지 않다.
조 사장은 "유명세 있는 집보다 고기 맛에 자신이 있다"며 "해장국집에 단골들처럼 한번 오면 단골이 되는 고깃집으로 평가받고 싶고, 나 스스로 손님을 한 가족으로 생각하는 변함없는 마음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고집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 사장은 "음식업을 하는 사람은 좋은 재료를 사용해야만 한다라는 나름의 고집이 있어야 한다"며 "유명세를 등에 업고 외국산 소고기를 손님들에게 강요하고 손님상에 내놓는 고집은 싫다, 그런 고집은 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맛으로 평가 받고 싶고, 그로 인해 또 하나의 맛장수가 탄생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끝으로 "고집으로 좋은 고기만 상에 올릴 것이다, 맛으로 평가해 달라"며 "3분의 1 가격으로 파는 소고기 한 번 맛봐달라"며 웃었다. /김영래기자 (블로그)y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