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는 전문가가 많다. 저마다 자칭 타칭 전문가다. 특히 문화예술에서는 다 전문가 연하며 일을 벌인다. 가령 '월미전통공원'은 전국 각지의 정원이 지니고 있는 정신사적 배경을 간과한 아마추어리즘의 대표 산물이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역사상 월미도에 있지도 않았던 산성(山城)을 복원한다며 현재 정체 모를 성을 쌓고 있는 중인데도 아무도 그에 대해 제동을 가하지 않는다. 문화예술계는 목하 아마추어리즘의 전성시대인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월미도에 짓기로 했던 해양과학관을 하루 아침에 없었던 일로 하고, 그 대신에 인천상륙작전 기념공원을 만든다고 한다. 과연 새 공원이 그렇게 화급한 것이냐는 데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이미 1984년에 시민 성금과 시비(市費) 등을 모아 옥련동에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세워 그를 기념해 왔던 것인데, 이제 와 다시 거액의 혈세를 들여 굳이 '기념 장소'를 2원화(二元化)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만일 현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협소해 보완해야 한다면, 이전 계획이 있는 바로 옆의 현 인천시립박물관 건물을 활용하는 것이 더욱 더 효과적일 듯싶다. 내외국인의 관광 편의를 위해서도 그것이 합당해 보이는 것이다.
지금의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도 그날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인천 앞바다가 훤히 보인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감소할 리도 없다. 반면에 교육과학 시설인 해양과학관의 건립 백지화는 힘에 의한 행정의 단절과 교육 문제 등한시 같은 고질적 병폐를 또 생각케 한다. 일제강점기 때도 있던 수족관이 한 곳도 없는 게 우리 해양교육의 현실이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