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청라의 부지매각과 매입 과정에서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어 땅장사란 오명을 쓰고 있다. 사려는 땅은 깎으려 하고 팔려는 땅은 17배에 가까운 폭리를 취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구역개발을 두고 드러난 공기업의 행태를 보면 왜 공기업으로 존재하는 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남기는데 있어서 민간 사업자와 도무지 구분이 되지 않는 땅장사 폭리이기에 그렇다.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 할 공기업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도개공의 50% 지분을 출자한 OK센터개발(주)이 사려는 송도국제도시 업무단지 내 사업부지 1만9천㎡를 소유자 송도국제도시개발(NSIC)로부터 210억원에 매입하려 하고 있다. 소유자는 38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담보로 잡힌 이 땅을 풀려면 매각가가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이유에서다.
그러나 도개공은 사업을 원활히 하려면 더 이상 못주겠다며 밀고 댕기는 흥정만 몇 개 월 째다. 공기업이라고 적자를 보며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흥정이 있게 마련이지만 절반 가까이 깎자고 한다면 그럴만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무조건 깎자는 것은 아무래도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그로인해 한 시가 급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해서야 경제구역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청라 사업부지 중 16만8천여㎡를 (주)인천로봇랜드가 소유자 도개공으로부터 조성원가인 3.3㎡당 14만원에 사려 했지만 거절 당했다. 도개공은 지난해 시로부터 이 땅을 출자 받았던 가격이 3.3㎡당 236만원이라며 매각가로 제시했다. 도개공의 두 얼굴이다. 조성원가의 17배가 되는 땅을 출자 받았다니 그야말로 부동산 투기를 시와 도개공이 부추긴 꼴이다. 경제구역의 투자유치를 위한 부지를 두고 도개공이 상반된 땅값 흥정을 한 행태는 오히려 경제구역 활성화를 옥죄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토주공이 땅장사 집장사라는 오명이 붙여지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다. 하지만 지방 공기업인 도개공마저 투자유치가 시급한 경제구역에 파고 들어 땅값 튀기기에 나선다면 궁극적으로 투자를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