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CJ그룹에 의해 골프장 등 관광레저단지로 개발 예정인 인천 앞바다에 있는 굴업도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995년 핵폐기장으로 전락될 뻔한 굴업도는 인천시민들과 시민단체 및 환경단체에 의해서 기적적으로 '구조'된 섬이다. 그 당시 인천시민들은 핵폐기장으로 이용되기에는 굴업도의 자연환경과 천연기념물이 너무나 소중하다면서 중앙정부의 보상과 유혹을 뿌리쳤던 것이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오늘날, CJ그룹은 관광개발과 고용 증대 및 소득 향상을 내세우고 굴업도 개발계획을 표면화 시켰다. 관할 옹진구청에서도 주민들의 소득 증대와 옹진군의 세수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서 CJ그룹의 계획에 동조하고 있다.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CJ그룹의 개발계획을 일단 유보시켜놓은 시점에서 문화연대는 굴업도 전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줄 것을 문화재청에 제의하고 나섰다. 문화연대는 굴업도의 토끼섬해식지형, 연평산해식지형, 코끼리바위, 국내 최대 매서식지(천연기념물 323호, 환경부 멸종위기 1급) 등의 가치를 내세워 천연기념물 지정을 요청한 것이다.

당사자인 문화재청의 이건무 청장은 문화연대,환경운동연합, 한국녹색회 등 시민단체 대표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는 3월 굴업도를 직접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한 후 천연기념물 지정을 최종결정하겠다고 밝혔다는 보도다.

굴업도가 재벌회사의 개발계획에 의해서 훼손되고 자연생태 관광지로서 전망이 밝은 굴업도가 골프장으로 변모되는 것을 지지할 인천시민들은 아무도 없다. 그동안 국립박물관장으로서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역사 보존에 큰 역할을 해왔던 문화재청의 이건무 청장이야말로 굴업도의 진가(眞價)를 알 수 있는 적임자여서 안심이 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